"급성골수성백혈병에 '병합요법' 효과 확인"…새 치료법 활용 기대

신약 베네토클락스와 데시타빈 병합이 데시타빈보다 좋아
"표준치료 어려웠던 고령 환자에 치료의 새 지평 열린 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고령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국내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 병의 표준치료였던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이 어려운 고령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의 조병식 교수·곽대훈 임상강사는 백혈병 신약 '베네토클락스'와 항암제 '데시타빈' 병합요법이 데시타빈만을 투여할 때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3~2021년 데시타빈 단독 또는 데시타빈·베네토클락스 병합 요법을 이용해 치료받은 65세 이상 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304명을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 치료 효과가 데시타빈만을 치료할 때보다 우월했다. 데시타빈 단독 치료 환자군의 평균 생존기간은 8.3개월이었던 반면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치료군의 평균 생존기간은 13.4개월이었다.

형태학적으로 백혈병 세포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 이상의 반응률은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 군에서 70.3%에 달하여 데시타빈 단독 치료의 24.3%보다 훨씬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병합요법을 받은 환자의 약 30%가 백혈병 세포를 제거한 뒤 백혈구, 적혈구 같은 우리 몸에 필요한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를 가족이나 타인에게 받는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이어질 수 있었고 이식 후 1년 생존률이 80%에 달했다.

곽대훈 임상강사는 "환자의 급성골수성백혈병 세부 타입, 유전자 돌연변이 상관없이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의 효과가 아자시티딘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과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병식 교수는 "실제 환자들의 성공적인 조혈모세포 이식까지 유도함으로써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서 치료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에게 최고의 치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혈액암 저널'(Blood cancer journal)에 게재됐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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