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김기현 손잡은 나경원..3.8당권구도 요동치나

박소현 2023. 2. 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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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사실상 친윤계(친 윤석열 대통령) 주자인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면서 당권구도가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이 대통령실의 우회 지원 사격에다 전통적 보수층 지지세가 높은 나 전 의원 구애에 끝내 성공하면서 보수층 표심은 확실히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나 전 의원 불출마 과정에서 친윤계의 '일방통행식' 행보에 실망한 비윤계 표심이 안철수 의원에게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중도층 표심 향배가 주목된다. 일단 안 의원은 '총선 승리'와 '수도권'이라는 2대 키워드로 친윤의 '십자포화'에 공세에 맞서 비윤계 지지세를 모으는 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김-나연대'로 외연 확장 나서나
나 전 의원은 7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김 의원과 회동한 뒤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 당에 대한 애당심과 충심 등에 관해 (김 의원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고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과 내년 총선 승리"라며 "그 앞에 어떤 사심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후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 자택에 이어 가족 여행지인 강릉까지 찾아가서 나 전 의원의 지지를 요청했다.

나 전 의원은 '김 의원과의 거듭된 만남으로 전당대회 역할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 바뀐 것인가'라는 질문에 "많은 인식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답은 피했지만 사실상 김 의원을 돕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고 해석됐다. 김 의원도 "윤석열정부 성공과 내년 총선 압승을 위해 나 전 의원에게 더 많은 자문을 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과 '김나연대'를 공식화하면서 향후 외연 확장을 통해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안 의원에 대한 추격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기현 의원은 정통 보수층의 지지는 이미 가지고 있고 수도권과 2040(20대부터 40대 책임당원)에 어필해야 한다"며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을 끌어들이면서 수도권과 2040 표심에 호소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김 의원은 이날 열린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도 "당정 조화로 국정 에너지를 극대화시고 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면서 "총선 승리로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소통'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는 동시에 외연 확장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하는 후보라는 목표를 내세운 것이다.

■安 수도권·총선 경쟁력 앞세워 '맞불'
나 전 의원 지지가 절실했던 안 의원은 말을 아낀 가운데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보인 '안윤연대(안철수-윤석열 연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표현을 전면 배제키로 결정했다. 전날 하루 일정을 취소하는 대신 전략 재점검에 나선 안 의원은 이날 비전 발표회에서 윤심 호소나 공동 정부가 아닌 '차기 총선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자신과 같이 외연 확장력을 갖춘 당 대표가 차기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 표심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2023.2.7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안 의원은 '수도권 지역구 15% 탈환'을 총선 목표로 내걸며 "저는 수도권 경쟁력이 확실히 있다"면서 "저는 3번에 걸쳐 서울·경기에서 선거를 치뤘고, 모든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청년 및 수도권층에서 김 의원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김 의원을 견제했다.

친윤계와 김 의원이 공세에 나선 색깔론·철새론에 대해서도 정권교체에 자신의 공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적극 반박했다. 친윤계는 안 의원의 사드 배치 반대 공약과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냐' 등 지난 2012년의 발언을 고리로 안 의원의 '정체성'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보수층의 표심이 안 의원으로 향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에 안 의원은 "저는 윤 대통령과 함께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기여했다"며 "그것으로 제 생각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반격했다.

나 전 의원이 김 의원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윤심이 안 의원에게 없다는 것이 공식화되면서 안 의원에게 판세가 불리해졌지만 이번 전대에서 확 늘어난 수도권과 2040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는 아직 예측하기 이르다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이준석 전 대표 계파로 분류되는 천하람 당 대표 후보자가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뒷심'을 발휘, 비윤계 표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변수다. 천 후보는 이날 비전발표회에서 '대통령 공천 불개입'을 주장하면서 비윤 표심을 정조준했다. 당 대표는 지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정통 자유 민주 정당'을 앞세웠고, 윤상현 의원은 '수도권 대표론', 조경태 의원은 '불체포특권 폐지' 등을 각각 앞세워 지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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