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퇴진’ SM 내분 심화…카카오 2대 주주되면서 법적 소송 예고

임지선 기자 2023. 2. 7. 16: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 | 경향신문 자료사진

SM엔터테인먼트의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 이사회가 대주주 이수만의 퇴진 결정을 내리고 지분 일부를 카카오에 팔자 이수만 측이 거세게 반발하면서다. 향후 법적 소송까지 이어질 분위기다. ‘1세대 아이돌’ 산업을 만든 SM이 상당 기간 진통이 겪을 것으로 보인다.

SM 내분의 핵심은 대주주 이수만의 1인 체제 유지 여부였다.

1995년 SM을 설립한 이수만은 총괄 프로듀서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로는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을 세워 프로듀싱 명목으로 매년 200억원 이상을 받아왔다.

이 체제에 반기를 든 건 소액 주주를 대표하는 행동주의 얼라인파트너스 운용사.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 SM에 감사를 선임하겠다는 주주 제안 행동에 나섰고 주총 결과, 새로운 감사인을 선임했다. 얼라인은 그러면서 이수만 프로듀서의 1인 체제 문제를 집중추궁했고, 결과적으로 1년이 흐른 지난 3일 SM은 이수만 없는 프로듀싱 체제 ‘SM 3.0 시대’를 발표했다. 대주주 이수만의 퇴진 요구 받아들인 것이다.

‘이수만 퇴진’ 발표 이후 지분 정리도 곧바로 이어졌다. 카카오는 7일 공시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발표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 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 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총 취득 금액은 2171억5천200만원이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 카카오, SM엔터 2대 주주 됐다…“콘텐츠 사업 강화”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302071503001

현재 이수만은 SM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지분을 더 사들이면 최대주주가 바뀔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수만 측도 가만있지 않을 태세다. 이수만 측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이날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반발했다.

화우는 “SM의 정관은 긴급한 자금조달 등 경영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신주 또는 전환사채의 제3자 배정을 허용하고 있다”며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동 대표이사들이 주도하는 SM의 이사회가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명백히 상법과 정관에 위반되는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SM 이사회가 내세우는 자금조달 목적은 상법 및 정관 규정에 부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위한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며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실제로는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관계에 변동을 주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화우는 “최대주주의 대리인으로서 위법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통해 SM 이사회의 불법적 시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것이며,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SM 소속 가수 겸 배우 김민종은 지난 5일 SM 모든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이수만 선생님을 위해, SM 가족을 위한다는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공표된 말과는 달리 선생님(이수만)과의 모든 대화를 두절하고, 내부와는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와 작별을 고했다”며 “저를 비롯한 SM 아티스트의 활동에는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과 감각적 역량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SM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선 “큰 변화 없이는 시장에서 도태될 것 같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있지 말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며 이수만 없는 SM체제를 지지하는 의견도 올라왔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