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연착륙?…고용 호조에 ‘불확실한’ 논쟁

조계완 2023. 2. 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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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빨간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해 8월26일(현지시각)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심포지엄에 참여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경기 침체 여부를 놓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한동안 비관적인 침체론이 부상하더니 최근 1월 고용 호조 지표가 발표되자 이번엔 ‘연착륙’을 기대하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예측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상황이 그만큼 불확실해서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를 두고 “앞날을 판독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각) 에이비시(A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 후퇴 가능성에 대해 “(지난 1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50만개 증가했고, 50여년 만에 실업률이 최저치(3.4%)인 경제 상황에서 경기후퇴는 발생하기 힘들다”며 “인플레이션은 의미 있게 둔화하고 있고, 경제는 여전히 견고하며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매우 강하고 회복력이 높으며, 여전히 경기 침체 회피가 가능한 궤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이날 앞으로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35%에서 25%로 낮췄다. 지난 1월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서 예상된 미국 경제 침체 확률(65%)에 견주면 크게 낮다. 골드만삭스는 “고용시장의 힘이 지속중이고, 기업의 경기심리도 개선되고 있는 신호가 보인다”며 “단기 침체 위험이 눈에 띄게 후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빠르게 둔화하는 인플레이션과 점차 냉각되고 있는 임금 인상 추세도 미 연방준비제도가 예상하는 경기 ‘연착륙’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이번 겨울철 천연가스 가격 폭락 등으로 유로존 경제가 올해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있고, 리오프닝에 들어간 중국 경제도 빠르게 반등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 위험에서 벗어날 확률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뿐 아니라 국제통화기금도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3년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1.4%로 지난해 10월 전망치(1.0%)보다 높였다.

캠벨 하비 듀크대 교수의 발언도 주목 받고 있다. 그는 1986년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에서 장·단기 금리(10년물과 3개월물) 역전이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라는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한 경제학자다. 그런데 그는 지난해 12월20일 증권보도매체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내가 발명한 수익률곡선 지표는 1986년 이래 미국 경기 침체 분석에서 잘못된 경보를 울린 적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이 측정기가 잘못된 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을 수 있다는 몇 가지 믿을만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침체 예보에 따라 기업·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투자·소비·고용에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면서 위험을 관리하고 있어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나는 침체에 회의적이다. 경착륙은 가능성이 낮다. 다만 온건한 수준의 경기하강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예측도 여전히 존재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경기침체 확률 계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가 도래할 확률은 47.3%였다. 지난해 10월 말(26.0%), 11월 말(38%)에 이어 계속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한동안 엇갈린 시각들이 계속 혼재돼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미국 경제가 안갯속이라는 평가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지난 3일 블룸버그티브이(TV)에서 “지금 미국 경제는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판독해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용 호조가 소비로 연결돼 경제를 부양할지, 기업들이 특정 시점에 ‘인력과 재고가 너무 많다’고 느껴 우리 경제가 ‘서든스톱’(갑작스런 경제 멈춤)을 보게될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빅테크 기업들이 단행하는 정리해고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지만, 이는 확신이 드는 예상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미국 경제를 둘러싼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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