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시켜주지 못해 미안했다” vs “왜 그 때 그러지 못했을까”···남아있는 앙금, 개막전부터 뜨거울 ‘윤빛가람 더비’
현대 프로스포츠에서 흥행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는 ‘스토리’다. 팀과 팀, 선수와 선수 등 상호간의 이야깃거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팬들은 관심을 갖는다.
이번 시즌 K리그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현대가 더비’가 일본인 미드필더 아마노 준의 이적 과정에서 생긴 불협화음으로 더욱 치열한 승부를 예고한다. 그리고 또 하나, 윤빛가람(33)으로 인한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FC의 대결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7일 제주 서귀포의 빠레브호텔에서 열린 K리그 전지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의 대상팀은 제주와 수원FC였다. 이날 두 팀의 화두는 단연 윤빛가람이었다. 미드필더 윤빛가람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기혁과 트레이드돼 제주를 떠나 수원FC로 이적했는데, 이를 두고 지난해 있었던 팀과의 불화가 다시 한 번 표면 위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윤빛가람은 2020년 울산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이끄는 등 맹활약하고 지난해 친정팀 제주로 금의환향했다. 하지만 4월5일 울산전을 끝으로 한동안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남기일 감독과 사이에 불화가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고, 실제로 윤빛가람은 클럽하우스를 떠나 개인 헬스클럽에서 몸을 만드는 등 불화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시즌 중반 돌아왔지만 오랜 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해 경기감각이 떨어져 3골·2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먼저 인터뷰에 나선 남 감독은 둘 사이의 불화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남 감독은 “윤빛가람은 지난 시즌 소통에 있어서 대화를 많이 못한게 아쉽다. 윤빛가람이 가진 생각과 내 생각이 일치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반복하고 싶지 않은 소통의 문제였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많은 공부가 됐다”며 “윤빛가람이 갖고 있는 기술들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지 못한 것, 경기에 많이 출전시키지 못한 것은 개인적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수원FC로 이적했는데 얘기를 들어보면 주장을 맡으면서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K리그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서 이름을 알리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제주 이후 진행된 수원FC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빛가람은 같은 질문에 아직도 앙금이 남아있는 듯 작심하고 답변을 이어갔다. 윤빛가람은 “아까 기사를 봤다. 제주 시절에 소통이 많이 없었다. 한 두 번 정도 있었는데, 그 몇 번 안되는 소통 중에 맞지 않는 생각들이 오갔다. 그래서 2군으로 갔다”고 운을 뗐다. 그러더니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내가 훈련을 안한다고 클럽하우스를 뛰쳐나간게 아니다. 훈련을 안 시켜줘서 못한거다”라며 감정이 차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윤빛가람은 제주 시절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난 지난해 굉장히 힘들었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 당해보는 상황이었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며 “감독님이 미안하다고 했는데, 조금 아쉬운 부분은 왜 그 때 하지 못했을까. 물론 내가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그때 소통을 좀 더 해서 풀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강조했다.
남 감독과 윤빛가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둘 사이에 쌓인 앙금이 경기에서 어떻게 표출될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엔 충분하다. 공교롭게도 제주와 수원FC는 오는 26일 1라운드 개막전에서 ‘윤빛가람 더비’ 맞대결을 펼친다. 그리고 하루 앞서서는 울산과 전북의 ‘아마노 더비’ 1라운드 개막전이 열린다. K리그 팬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 화끈할 개막 매치가 열린다.
서귀포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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