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 지원 가능할까?[궁즉답]

김관용 입력 2023. 2. 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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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세계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속화
중립국 스위스도 무기지원 압박에 찬반논쟁
국제수출통제체계, 분쟁지역 무기지원 원칙 규정
외산무기 해외 지원시 기술보유 당사국 승인 필요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최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문제가 화제입니다. 세계 각국이 무기를 지원하려고 해도 이들 무기를 처음 생산했던 나라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한국도 방산물자를 수출할 때 이런 조건을 요구하고 있나요. 이런 조건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1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독일의 주력 전차 ‘레오파드2’가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고, 폴란드 역시 자국이 보유한 레오 2 및 PT-91 전차 등 60대를 보낼 것이라고 공약했습니다.

미국 역시 에이브럼스 전차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사거리가 150㎞ 미사일 등 22억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 계획도 밝힌바 있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100㎞ 밖에서 미사일과 항공기, 무인기(드론)를 떨어뜨릴 수 있는 방공 시스템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같은 무기지원 계획은 당초 서방이 러시아와의 확전을 우려해 최신 공격 무기와 장거리 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던 내부 지침을 수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는 24일 개전 1주년을 앞두고 러시아가 대규모 공세를 위해 수만 명의 추가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하려는 준비 정황이 포착돼 기존과 같은 ‘제한적 무기 지원’만으로는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독일제 레오파드2 주력 전차가 캐나다 공군(RCAF) CC-177 글로브마스터 III 수송기에 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수출통제체계, 국외 무기거래 원칙 규정

이에 따라 유럽의 전통 중립국인 스위스도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허용할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스위스는 군수품 거래에 중립성을 엄격히 지키고 있습니다. 분쟁 지역에 자국산 무기를 직접 공급하는 것은 물론 재수출 방식으로 제3국을 통해 공급하는 것도 금지합니다.

덴마크와 독일, 스페인 등의 국가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위해 스위스제 무기 재수출 허가를 요청했지만 스위스는 이를 거절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유럽 국가들의 무기 재수출 허용 압박은 계속되는 모양새입니다.

스위스의 이같은 조치는 바세나르 체제, 무기거래조약 등 국제수출통제체계에 따른 것입니다.

우선 바세나르 체제(Wassenaar Arrangement)는 대공산권 수출통제체제COCOM)가 공산권 붕괴와 더불어 해체됨에 따라 이를 대체하기 위한 후속체제로서 출범한 것입니다. 이 체제는 분쟁지역 또는 분쟁가능 지역에 대한 무기 및 관련 기술 이전시 개별국가의 판단에 따라 통제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세나르 체제는 회원국이 국내 입법을 통해 재래식 무기 등의 이전이 군비증강 또는 무기개발의 지원 및 기여에 전용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무기거래조약(ATT)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기가 테러조직, 무장 반군단체, 조직범죄 단체 등에 유입되는 것을 막자는 게 1차적 목표입니다.

조약에는 재래식 무기와 그 부품이 해외로 이전되는 것을 통제하고 자국 내의 무기 중개상을 규제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재래식 무기가 민간인이나 민간인이 사용하는 학교, 병원 등의 건물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면 수출이 금지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 중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방한 당시 한 강연에서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촉구했었다. (사진=연합뉴스)
국군 외산 무기 해외 지원, 당사국 승인 필요

이같은 체제를 준수하기 위해 대한민국도 국산 무기들이 우리의 허락없이 제3국에 이전되지 않도록 관련 법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외무역법에 따른 군용물자품목 허가와 방위사업법에 따른 방산물자 및 국방과학기술 허가 시, 국제수출동제체계에서 정하고 있는 조건으로 허가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허가 조건을 계약서에 반영해 우리나라 수출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방위사업관리규정에도 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관리규정 제199조는 ‘대한민국에서 수출된 방산물자, 군용물자품목, 국방과학기술자료·용역과 이에 의해 제조되거나 생산된 당해 제품은 대한민국 정부의 사전 서면승인 없이는 제3국이나 제3자에게 수출·판매·양도 기타 처분할 수 없으며 수출 허가시 승인된 목적 이외에 사용할 수 없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무기를 구입한 국가가 제3국에 간접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부족해진 155㎜ 탄약을 한국으로부터 수입해, 자국이 보유한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건 우리가 관여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인 폴란드가 자국 전차와 자주포, 항공기 등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고 자신들은 한국 무기를 들여와 사용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참고로 우리가 보유한 외산 무기체계나 국산이더라도 핵심 부품들이 외산일 경우 해외 지원에 해당 국가와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외산 무기를 구매할 때부터 계약서에 이 내용을 포함시킨다고 합니다. 핵심부품이나 기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중국 에어쇼에 우리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초청돼 파견을 검토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무산된바 있습니다. 블랙이글스가 운용하는 T-50B 항공기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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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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