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민원·과다업무…새학기 앞둔 교사들 ‘담임 포비아’

김미희 기자 2023. 2. 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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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짝꿍은 누구냐, 반에서 자리는 어디 앉느냐' 같은 시시콜콜한 질문이 수시로 쏟아지는 것은 물론 학급 운영에 대한 학부모의 간섭이 지나쳐요. '집에 오면 아이가 항상 배가 고프다고 하는데 학교 급식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들을 땐 자괴감이 듭니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30대 김모 교사는 "도를 넘는 학부모들의 민원을 피하고 싶어 올해는 담임을 맡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한 교사는 "예전에는 생활지도가 힘들어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젊은 교사들마저 학부모 민원 때문에 저학년 담임을 기피하고 있다"며 "체육 미술 음악 같은 전담 교과를 맡으려는 교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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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연락, 도 넘는 민원에 쩔쩔
기간제 담임교사 비율도 증가세

“‘우리 아이 짝꿍은 누구냐, 반에서 자리는 어디 앉느냐’ 같은 시시콜콜한 질문이 수시로 쏟아지는 것은 물론 학급 운영에 대한 학부모의 간섭이 지나쳐요. ‘집에 오면 아이가 항상 배가 고프다고 하는데 학교 급식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들을 땐 자괴감이 듭니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30대 김모 교사는 “도를 넘는 학부모들의 민원을 피하고 싶어 올해는 담임을 맡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한 교사는 “예전에는 생활지도가 힘들어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젊은 교사들마저 학부모 민원 때문에 저학년 담임을 기피하고 있다”며 “체육 미술 음악 같은 전담 교과를 맡으려는 교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산지역 한 초등학교 교실의 수업 모습.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이처럼 새 학기를 앞두고 일선 학교에서는 담임교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과다한 행정업무와 학부모 민원 등을 이유로 담임을 기피하는 사례가 늘어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기간제 교사가 메우고 있다. 정교사가 기피하는 일이나 과중한 업무를 기간제 교사가 맡는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담임교사가 감당해야 하는 업무가 많은데다 최근 교권 추락으로 학생 생활지도나 학부모와의 소통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이 담임 기피 현상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부담에 비해 담임수당은 2016년부터 월 13만 원으로 8년째 동결돼 있고, 기간제 교사 수 자체가 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학교 현장에서는 정교사가 휴직·파견·연수에 들어가거나 특정 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할 필요가 있는 경우 기간제 교사를 채용할 수 있다. 실제 부산지역 A 중학교의 경우 내달 1일 자 발령 교사 15명 중 9명이 기간제 교사로 충원된다.

7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 기준 부산지역 중학교 담임교사 2918명 중 39%(1138명)가 기간제 교사다. 같은 기간 고등학교 역시 담임교사 3323명 중 38.97%(1295명)에 달한다. 이 비율은 5년 전인 2018학년도만 해도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각 20%대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가 대부분의 학과 수업을 맡는 특성상 지난해 기간제 교사 비율이 4.50%로 중·고교보다 확연히 낮지만, 상승세를 보인다. 전국 중·고교 담임 중 기간제 교원 비율은 27.4%(3만173명)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퇴직교사 수에 비해 신규 임용 인원이 부족한데다 휴직교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교육부의 신규교사 임용 규모 제한으로 기간제 교사를 채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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