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에만 신경 쓰다가는 피 볼수 있어요”...패션보다 기능 중요한 이것

이병문 선임기자(leemoon@mk.co.kr) 2023. 2. 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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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잘 보이지 않는 ‘귓속형 보청기’
소리 울림 크고 귀 질환땐 착용 어려워
보청기 외양보다 기능…맞춤제작 필요
전문가 “청각전문가 도움 받아 선택을”

보청기를 처음 구입할 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보청기를 찾는 난청인이 많다. 이는 본인의 난청을 부끄럽게 여기거나, 남들에게 비치는 모습에 대해 신경을 쓰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다면 보청기를 구매할 때 외형을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옳은 방법일까?

이비인후과 의사와 청각사를 비롯한 청각 전문가들은 생각이 다르다. 보청기는 귀에 매일 들어가는 의료기기로, 외양보다는 그 기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난청환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귓속형 보청기를 선호하지만, 보청기는 외양보다 기능이 중요한 만큼 청각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본인에 맞는 맞춤제작 보청기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진=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자신의 난청을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난청인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보청기가 착용자의 귀와 청력 건강 문제에 직결되므로 본인의 귀 상태에 맞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귓속형 보청기를 선호한다고 해도 귓속형 보청기가 아닌 다른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보청기는 크게 ‘귓속형 보청기’와 ‘귀걸이형 보청기’로 나뉜다.

귓속형 보청기는 귓속에 넣고 착용하는 것이며, 귀걸이형 보청기는 귀 뒤에 기기를 걸고 작은 리시버를 귓속에 넣어 착용하는 것이다. 귓속형 보청기는 착용때 잘 보이지 않지만, 귀걸이형 보청기는 착용때 잘 보일 수 있다. 또 귓속형 보청기는 바람을 막아주는 외이도 속에 있기 때문에 바람 소리를 증폭하지 않지만, 귀걸이형 보청기는 외이도 밖에 있기 때문에 바람 소리를 증폭할 수 있다. 귓속형 보청기는 귀걸이형 보청기와는 달리, 사용하기 위해선 맞춤 제작이 꼭 필요하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귓속형 보청기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지만, 모두에게 적절하지는 않다. 김성근 원장은 “귓속형 보청기는 소리 증폭의 정도가 귀걸이형 보청기보다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특정 난청인에게만 적합하다. 난청 중 가장 흔한 노인성 난청을 가진 사람의 경우 고음 주파수에 난청이 있고 저음 주파수에 청력이 남아있는데, 이때 귓속형 보청기를 착용하면 소리 울림을 느끼기 때문에 난청인이 큰 불편함을 느낀다. 게다가 귓속형 보청기는 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부적합하다. 중이염이 만성적으로 있는 난청인은 평소 귀 통풍이 잘되어야 하는데, 귓속형 보청기는 귓구멍을 꽉 막아 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귓속형 보청기는 크기가 작아 분실했을 때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또 착용했을 때 고막과 가깝게 위치하고 있어 귀지가 잘 쌓일 수 있다. 귀지가 너무 많이 쌓여 고막을 막으면 보청기 소리가 잘 안 들리기 때문에 평소 귀지 관리를 잘해주어야 한다. 보청기를 사용하다가 이전보다 소리가 잘 안 들린다면 자신의 난청이 악화했다고 짐작하는 대신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귀지나 귀 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 귀지는 직접 파면 고막이 파열될 수 있고, 귀지가 밀려들어가 더욱 고막이 막힐 수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석션과 같은 기구로 안전하게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

귓속형 보청기를 사용하고 싶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면 귀걸이형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일반적으로 귀걸이형 보청기는 귓속형 보청기보다 크고 눈에 띄지만 최근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귀걸이형 보청기가 제작되어 난청인들의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면서 “귀걸이형 보청기는 귓속형 보청기처럼 착용 시 소리가 울리지 않고 귓속형 보청기보다 소리 증폭량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경도에서 고도와 심도까지의 난청을 가진 사람 모두에게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즉 귀걸이형 보청기는 다양한 난청인에게 적합하다는 얘기다. 귀걸이형 보청기의 또 다른 장점은 착용때 통풍이 잘되어 귀지가 많거나 귀 질환이 있을 때 귓속형 보청기보다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의 난청 정도와 종류에 따라 어떤 보청기가 적합한지가 달라진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사용한다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질 수 있으며, 난청이 악화될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본인에게 맞는 보청기를 찾기 위해서는 꼭 청각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검사를 받고 전문 보청기센터에서 본인에게 맞는 보청기를 찾아야 남아있는 청력을 오래도록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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