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즐기며 스크린 한판 세계 골퍼들도 확 변했다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3. 2. 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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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회 PGA쇼로 본 '팬데믹후 세계골프 트렌드 변화'
제70회 PGA쇼에는 86개국에서 온 미국프로골프(PGA) 전문가와 골프 리더, 업계 임원, 소매 업체(800여 개) 관계자 약 3만명이 참가했다. 한국 기업도 차별화된 기술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뽐냈다. 【사진 제공=PGA쇼】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기간 세계 골프용품 시장은 약 30%, 골프의류 시장은 43%가량 성장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간 스윙 분석기 시장은 3배가량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골프 전시회' PGA쇼는 팬데믹 기간 글로벌 골프 시장이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성장했는지 한눈에 보여줬다. 또 앞으로는 기존의 전통적인 골프 시장과 다른 새로운 골프 문화가 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불꽃 튀는 스윙 분석기 전쟁

특히 골프클럽, 공 등 전통적인 용품 시장보다 레이더 또는 카메라 기술을 활용한 휴대용 스윙 분석기(론치 모니터) 시장의 급성장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전문적인 스윙 분석기 브랜드들이 가정에서도 스크린골프나 골프게임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복합 스윙 분석기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골프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조사 분석 서비스 기관인 스트레이츠 리서치는 전 세계 골프 시뮬레이터 시장 규모가 지난해 13억1550만달러에서 2030년에는 33억8000만달러로 연평균 10.1%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스윙 분석기와 스크린골프는 프로골퍼나 일년 내내 골프를 즐기고 싶어하는 골프 애호가들 중심으로 수요가 서서히 증가했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골퍼들이 증가하고 미국에서도 필드가 아닌 톱골프, 스크린골프 카페 등 '오프 코스'에서만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골프 시장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임동진 골프존 아메리카(GolfZon America) 대표는 "최근 골프를 즐기는 소비자 행동이 변화하는 것을 관찰했는데, 디지털 의존도가 높고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고 분석한 뒤 "필드에서는 스윙 분석을 하고 가정에서는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시장이 커지고 있다. 골프존에서도 '골프존 웨이브'를 선보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PGA쇼 현장에서는 '복합 스윙 분석기 시장'에 대해 '차고 전쟁(개러지 워)'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다. 또 대형 펀드 등 투자자들이 앞다퉈 스윙 분석기 회사에 투자할 정도다.

거리 측정기 강자 부쉬넬이 복합 스윙 분석기 시장에 뛰어들었고 '레이더 스윙 분석기 원조' 격인 플라이트 스코프도 글로벌 투자사가 지원에 나서며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또 '타이거 우즈의 스윙 분석기'로 유명한 풀스윙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손잡고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골프존은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휴대용 레이더 스윙 분석기인 '골프존 웨이브'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스크린골프 시스템의 강자답게 적외선 퍼팅매트까지 포함해 더욱 정교하게 스윙 분석과 스크린골프를 함께 즐길 수 있게 했다. 또 지붕 높이가 낮은 집에도 스크린골프를 즐길 수 있는 제품도 공개해 가정집에도 설치할 수 있게 했다.

거리 측정기로 잘 알려진 브이씨도 '2023년 보이스캐디 VSE'와 함께 휴대용 스윙 분석기 '스윙캐디'의 신제품으로 주목받았다. 더 다양한 데이터와 정확도를 선보이면서도 별도의 컴퓨터나 애플리케이션 연결 없이 기기 하나로 모든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차별화가 성공한 것이다. 또 한국에서 내놓은 '스펙트럼 실외 스윙 분석 시스템'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기술력으로 대형 골프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 달라진 골프 문화, 한국에 기회

해외에서도 한국처럼 '스크린골프방' 시스템 보급이 늘고 있다.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게 '스크린골프 시스템'이 일찌감치 발달한 한국 기업에 호재다. 글로벌 조사기관 IBIS월드에 따르면 미국 골프연습장 및 가족 엔터테인먼트 센터 산업시장 규모가 2022년 175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3년간 연평균 11.6%의 성장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핵심은 '이더테인먼트'. '먹다'라는 의미의 'Eat'와 '즐기다'라는 뜻의 'Entertainment'가 합성된 용어로 '먹으면서 즐기는 문화'를 의미한다. 그리고 최근 이더테인먼트의 새로운 강자로 남녀노소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골프가 자리를 꿰차고 있다. 한마디로 실내외 스크린 골프장이다.

대표적인 이더테인먼트 공간인 톱골프의 성장만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다. 톱골프의 2019년 수익은 10억6000만달러로 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던 2017년부터 연평균 29.7%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 미국의 골프 관련 수입 규모가 증가한 것도 한국 기업에는 기회다. 올해 PGA쇼에 참가한 한국 대표 기업은 15개에 불과했지만 차별화된 기술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미 미국에서도 자리 잡은 골프존과 브이씨 외에도 '오토플렉스 샤프트'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두미나 부스에는 연일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또 골프 퍼팅 트레이닝 시스템인 '투어펏'은 20개국 넘는 나라에서 온 골프 사업가들이 계약을 문의할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자율주행 1인용 카트'를 선보인 헬로캐디도 호평받으며 미국 일본 캐나다 등에 수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루키루키'가 공개한 레이저 퍼터는 50명이 넘는 퍼팅 교습가가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요청했다.

[올랜도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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