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3조 시장...STO 놓고 증권업계 선점 ‘잰걸음’

부동산, 미술품, 음원 등에 조각 투자하는 ‘토큰증권’이 내년부터 허용될 전망이다. 사진은 현재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음원 조각 투자 서비스를 하고 있는 뮤직카우 본사. <이승환 기자>

정부가 ‘토큰 증권(STO)’의 발행과 유통을 본격 허용하기로 하면서 가이드라인을 내놓자, 관련업계 경쟁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다. 글로벌 토큰 증권 시장 규모가 23조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증권사들이 토큰 증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 수혜주가 뜰 것이라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다수 증권사들이 토큰 증권을 향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있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플랫폼 사업 구축을 지난해부터 준비해왔고, 신한투자증권은 토큰 증권 관련 민간 협의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선제적으로 토큰 증권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토큰 증권 발행 사업구조를 확보하고자 복수의 조각투자업자와 업무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교보증권 등도 다수의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거나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대신증권의 경우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코리아의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토큰 증권

유관기관도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는 토큰 증권 등 블록체인 관련 연구를 담당해온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디지털사업부’로 승격시켰다. 이 부서는 디지털증권시장 개설과 블록체인 기반 혁신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지난달 말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증권형 디지털자산이 상장돼 유통될 수 있는 디지털증권시장을 개설해 자본시장을 둘러싼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자체 추진하고 있는 대체거래소(ATS)에 토큰 증권 지원을 검토 중이다.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지난해 선거 당시 “앞으로 설치될 ATS에 조각투자를 위한 증권형 토큰, 가상자산 등도 상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금융위의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 발표 직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업무방향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토큰 증권 감독방향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월 중에 DAXA(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는 물론이고 증권업계 등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이번 제도화에 대한 질의나 의견 등을 수렴할 예정으로, 이달 중 금감원에서 관련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