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분절화 주목한 한은 "中 특수 탈피해 산업 구조조정.. 공급망 복원력 강화해야"

김나경 2023. 2. 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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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시사점' 분석
단기 리스크로는 中 리오프닝에 따른 불확실성
중장기 리스크론 경제적·지정학적 분절화 지목
미·중 무역갈등 심화시 韓 경제성장률 최대 0.3%↓
"중장기적으론 공급망 재편이 성장잠재력에 영향"
"中 특수 누렸던 산업은 구조조정, 품목별 수출입 다변화해야"
"외교·안보도 얽혀있는 분절화, 민관 공동대응 필요"
제1회 대한상공회의소-한국은행 세미나가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방안’이란 주재로 1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본관에서 열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이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제1회 대한상공회의소-한국은행 세미나가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방안’이란 주재로 1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본관에서 열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이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경제적·지정학적 분절화로 인한 공급망 재편을 중장기 한국경제 리스크로 지목했다. 한은은 그동안 우리나라 산업이 이른바 '중국 특수'를 누렸다고 보고 공급망 재편을 산업 구조조정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품목별 수출입 경로를 다양화해서 공급망 복원력을 키워야 한다고도 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최대 0.3%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분절화로 인한 리스크 헤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한은 "미·중 무역갈등 깊어지면.. 韓 경제성장률 최대 0.3% 감소"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시사점' 이슈노트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중장기적으로는 경제학·지정학적 분절화가 한국경제 리스크로 꼽혔다. 산업 측면에서는 대(對)중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특정 국가에 편중된 수출입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관 공동 대응으로 외교·안보 이슈가 얽혀 있는 공급망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관련한 국제적 논의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결론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중국 리오프닝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공급망 차질 완화에 따른 주요국 인플레이션 하방요인과 원자재 수요 확대 등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 요인이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통신(IT) 업종, 국가별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중국 공급망과 연계성이 높아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경제 대외여건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 경제가 재개돼 그동안 차질을 빚었던 공급망 압력이 완화될 수 있는 건 호조다. 우리 기업의 수출이 늘고 중국 여행객 증가 등으로 경상수지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다만 한은은 "금번 재확산에 따른 공급망 차질 정도가 과거 확산기에 비해 작았던 만큼 추가적인 완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일 이창용 한은 총재 또한 올해 중국의 높은 성장률이 지난해 낮은 성장률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수 있다며 "우리가 얼마나 많은 회복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불확실해 걱정"이라고 한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중 갈등, 지정학적 긴장으로 경제적 분절화가 심화할 경우 한국에도 공급망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이 한국에 무역 문호를 좁혔을 때 우리 대(對)중국 수출이 추세 대비 3% 줄었던 점을 고려하면 미중 갈등으로 우리총수출액(명목)은 1.0~1.7%,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1~0.3%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우리나라 핵심품목이 미·중에 편중돼 있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반도체는 대중 수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55%, 자동차는 대미 수출 비중이 40%를 차지했다.

수입국 또한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어 한국으로서는 분절화에 따른 차질이 더 클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원자재와 중간재를 특정 국가(중국·일본·유럽연합)를 중심으로 상당 부분 수입하고 있다. 분절화가 심화되면 제조업 등 각 산업분야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고 국가 전체로서는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올해 "분절화는 교역과 기술전파 제약 및 노동력·자본 이동 제한 등을 통해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분절화 정도에 따라 글로벌 GDP가 0.2~7%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답은 '공급망 복원력 강화'.. 산업 구조조정·수출입 다변화 필요
한은은 공급망 복원력 강화를 모범답안으로 제시했다. 이같은 리스크를 오히려 산업 구조조정과 수출입 다변화 기회로 삼아 복원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박경훈 한은 조사국 모형전망팀 팀장은 "팬데믹 이후에는 공급능력 제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며 물가와 경기 간 상충관계가 확대됐다.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재편이 성장 잠재력에도 영향을 준다"라며 "산업 측면에서는 그간 중국 특수로 지연됐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동시에 지리적 품목별 측면에서 다변화를 시도해 공급망 복원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에 분절화는 경제뿐 아니라 외교 안보적 요인 맞물린 만큼 민관이 협력해서 공동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글로벌 논의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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