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중국인 단기비자 발급 제한 해제 검토

세종=손덕호 기자 입력 2023. 2. 7. 15:45 수정 2023. 2. 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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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입국 전·후 검사, 단기비자 발급 제한하자
中, 비자 발급 중단·한국인만 PCR 검사 보복
단체 해외여행 가능한 20개국에 한국 제외
관광산업 비중 큰 제주도 “예외 허용해달라”
중국~제주 직항편 재개는 당분간 어려울 듯

방역당국이 1월 초부터 시행하고 있는 중국인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예정됐던 2월 말에서 앞당겨서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중국인 여행객 때문에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기비자 발급 제한과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 실시 등 중국에 대한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1월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티미널을 통해 입국한 중국발 입국자들이 검역지원단의 안내를 받아 PCR 검사센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중국발 입국자 방역조치 계획에 대해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와 큐코드(Q-CODE,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는 2월 말까지 유지하되, 단기비자 발급 제한 등의 조치는 한덕수 국무총리 말씀대로 중국의 상황을 반영해 조기 해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 총리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인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등을 파악해보고, 감내할 만하다고 판단되면 그전이라도 해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방역당국은 “춘제(春節, 중국 설)의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방역당국이 단기비자 발급 제한 조치 해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 청장은 “중국 내 코로나 상황이 감소세로 돌아선 게 확실한 것 같다”며 “(코로나 감염에 따른) 사망자와 확진자가 공식적으로 정확한 정보는 나오지 않지만, 현지 상황을 여러 루트로 확인한 결과 좋아졌다”고 전했다.

춘제 이후 코로나 확산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지 청장은 “우려했던 춘제 이후 지방으로 확산하는 추세도 거의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는데, 그런 것도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7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제공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제가 파악하기 있기로도 중국에서의 (코로나) 유행은 많이 줄었다”며 “대도시에서는 적어도 병원에서 (코로나 감염 환자) 적체 현상은 없다는 소문은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해외 여행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자 지난해 12월 30일 중국에 대해 강화된 방역조치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1월 2일부터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는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고, 항공기 탑승시 큐코드를 이용해 국내 주소지와 연락처를 등록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또 김해공항, 대구공항, 제주공항 등 국내 지방 공항과 중국을 잇는 항공편은 없애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했다. 이 같은 조치는 2월 말까지 적용된다.

중국 내 공관에서 단기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조치는 당초 지난달 31일까지 적용될 예정이었다. 중국인들이 한국에 여행을 오지 못하도록 하는 목적이었다. 정부는 춘제 이후 중국 내 코로나 유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조치를 2월 말까지 연장했다. 한 총리와 지 청장의 발언은 이를 예정보다 빨리 종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는 중국이 한국의 방역조치에 맞대응 성격으로 보복 조치를 내놓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달 10일 한국인의 중국 방문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또 이달 1일부터는 중국에 입국한 한국인에 대해서만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6일 오후 메종글래드 제주 호텔에서 열린 '2023년 제주경제 도약을 위한 도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중국인 단체여행객이 갈 수 있는 해외여행지에 한국만 빠지기도 했다. 중국 문화관광부는 지난달 20일 여행사들이 20개 국가로 중국인 단체 여행과 ‘항공권+호텔’ 패키지 상품 업무를 재개하도록 시범적으로 허용했다. 해외 단체여행 재개 일자는 2월 6일이다. 중국인 단체여행 허용 국가는 태국, 필리핀, 러시아, 스위스, 뉴질랜드 등 20개국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은 빠졌다.

그러자 코로나19 사태 이전 중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였던 제주도는 단기비자 발급 제한 조치에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전날(6일) ‘2023년 제주경제 도약을 위한 도민대토론회’에서 “(외국인의 제주 관광이 앞으로) 홍콩 직항로, 중국 해외 관광이 재개되면 3월부터 상당히 큰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며 “비자 면제 지역인 제주에 한해서라도 중국 관광객이 올 수 있도록 방역당국이 긍정적으로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비자 발급 제한 조치가 조기에 해제되더라도 제주도가 중국인 여행객을 받으려면 중국 현지와 제주도를 잇는 직항편이 재개되어야 한다. 국내 다른 공항을 거치지 않고 제주도로 직접 들어오는 경우에만 중국인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 청장은 이와 관련해 “(단기비자 발급 제한 해제를) 제주도만 특정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인천으로 모아서 (입국 후 PCR 검사 등 방역조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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