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미 질병청장 “WHO 비상사태 해제 후 격리의무 해제 논의…코로나 정기접종 추진”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오는 4월 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하면 국내에서도 격리의무와 실내마스크 착용의무 2단계 해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정례화를 추진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지 청장은 7일 오전 충북 청주 오송 질병청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2월 중순 취임한 지 청장은 이 자리에서 취임 소회와 방역조치 조정 전망, ‘다음 팬데믹’ 대응 계획 등을 밝혔다.
미국이 오는 5월11일 코로나19 대응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종료하기로 밝힌 데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30일 의료기관·대중교통 등을 제외하고 실내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면서 완전한 일상회복(엔데믹)으로의 전환 시점에 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지 청장은 “WHO가 1월 말 비상사태를 유지하기로 했고 3개월 후인 4월말경 해지 여부를 논의하는 회의가 있을 것”이라며 “저희도 WHO의 해지 결정 시점에 맞춰서 코로나19 등급 조정이나 실내마스크 2단계 해지 조치 등을 하려면 사전에 전문가들과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실 지금은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며 WHO의 결정보다 이른 시점에 방역조치를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중국발 입국자의 방역조치와 관련해 지 청장은 “중국발 확진자는 1월 이후 계속 감소 추세이고 실제 중국 내 코로나19 현황도 안정세로 돌아선 게 확실한 것 같다”며 “일단 현재 입국 전 음성확인서 제출, 입국 후 PCR(유전자증폭) 검사, 큐코드(Q-CODE·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 의무화 등은 2월 말까지 유지하되 단기비자 발급제한 등의 조치는 중국 상황을 반영해 조기 해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청장은 이날 “아직 전 세계가 코로나19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며 “올해는 비상단계를 끝내고 일상으로 전환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 청장은 ‘일상회복’에 관해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더라도 비상 상황을 벗어나서 공존하도록 통제·관리하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상시적인 백신 접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면서 “올해 안에 어떻게 추진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지 청장은 “향후 정기접종을 하게 된다면 고위험군은 1년에 2번, 일반인은 1년에 한 번 정도가 합리적”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지 청장은 본인이 WHO 긴급위원회 위원으로서 14차례 회의에 참석했다면서 “최근 회의에서 팬데믹 종식 이후 연구개발과 의료대응을 강화하고 백신접종과 위기소통 등 장기적인 행동계획이 필요하다고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백신접종과 코로나19를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 통합 감시해 상시 감시 데이터 수집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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