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미 질병청장 "올해 일상전환 원년…방역 조정은 WHO 비상사태 해제 이후"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7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팬데믹 대비 계획 등을 밝혔다. (질병관리청 제공)

“아직 전 세계가 코로나19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방역당국도 이제 팬데믹 종료가 가까워져 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법정감염병 등급 조정과 마스크 해제 2단계 조치 등 방역 조정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과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7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는 비상단계를 끝내고 일상으로 전환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면서 “국내 위험도 평가와 해외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방역 대응 수준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실내마스크 의무조정을 시행했다. 미국이 5월 11일을 기점으로 공중보건 비상상태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국내 방역 대응수준 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방역조치 해제 시기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비상사태 해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지 청장은 “1월 말 WHO가 비상사태 해제를 보류하면서 3개월 후인 4월 말 경 해지 여부 논의하는 회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WHO 비상사태 해제 전에 등급 조정이나 격리의무 해제 계획은 현재 없으며 WHO 해지 시점 이후에 코로나19 등급 조정이나 마스크 해제 2단계 조치 등을 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지 청장은 “(코로나19가 일상적인 감염병으로 자리잡으려면)코로나19에 대한 상시적인 백신접종을 국가에서 어떻게 할건지 방향을 정하는게 중요한 만큼 정기 예방접종 어떻게 추진할지 전문가들과 논의 중”이라며 “코로나19가 4급 법정감염병이 되면 환자수와 치명률이 많이 감소해야 하고 코로나19를 호흡기 바이러스로 통합해서 관리하는 준비가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일상 회복과 함께 향후 다른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방역 체계고도화' 완성도 과제로 안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대응 중장기 전략'을 마련 중이다.

질병청이 추진할 역점 과제로는 △실용적 데이터 개방과 활용 △조직 효율화·합리화 △글로벌 보건의료 협력 선도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그간 축적된 코로나19 데이터를 검증·정제한 빅데이터 정보개방 플랫폼을 구축하고 민관 공동 연구와 분석을 확대해 나가겠다”면서 “또 건강·질병 데이터 축적 및 활용을 확대해 근거 중심 만성질환 예방관리를 강화하고 대규모 바이오 빅데이터 및 고품질 인체자원을 수집·분석해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등 미래의료 혁신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 청장은 질병청 전신 격인 국립보건원에 1997년 입사해 2019년부터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을 역임했다. 범부처감염병연구포럼 추진단장, 대한감염학회장, 국제교류재단 보건외교특별대표 등을 거쳐 WHO에서도 활동했다. 취임 전까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12월 3대 질병관리청장으로 취임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