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역할도 할 생각 없다”던 나경원, 김기현 손 잡았다

나 "당이 많이 어렵다...尹정부와 총선 승리 위해 역할 할 것"

▲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사실상 김기현 후보를 지지했다.

김기현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은 7일 오전 서울의 모 식당에서 오찬으로 하고 오는 3·8전당대회와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당권 주자 였던 두 사람이 회동을 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기현-나경원 연대’가 성사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나 전 의원은 지난달 25일 친윤(친윤석열)계 압박과 대통령실과의 갈등 끝에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앞으로 전당대회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식사를 마친 나 전 의원은 “지금 우리가 참 어렵게 세운 정권이다.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것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 그리고 또 내년 총선 승리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며 “그 앞에 어떠한 사심도 내려놓아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런 대한민국에 대한 어떤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인가에 대해 그런 많은 이야기, 또 당에 대한 애당심, 그리고 충심에 대해서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 또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후보는 “20년 세월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보수 우파 정당의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들에 대해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보수 우파의 가치를 더 잘 실현하기 위해서 국민들의 행복한 나라 그리고 더 부강한 나라 만들 수 있도록 우리 나경원 대표님과 함께 더 많은 의견을 나누고 나 대표님의 자문을 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윤석열 대통령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압승을 위해서 나 대표님께 더 많은 자문을 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늘 만남이 사실상 나 대표님께서 김기현 대표님께 지지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김 후보는 “여기까지 하시면 좋겠다. 저와 함께 앞으로 여러 가지 많은 논의를 하겠다고 하는 의미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며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마는 나 대표님이 우리 당에 대한 애정,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도 같이 공조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전당대회에서 역할이 없을 것”이란 발언에 대해 나 전 의원은 “많은 인식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실은 굉장히 당의 모습, 전당대회 모습에 대한 걱정들이 많이 있다. 결국 지금은 굉장히 어려운 시기고 우리가 해야 될 일이 많은 시기라고 생각된다. 국정 운영 성공되고 또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과 김 후보간 이번 만남으로 사실상 ‘나경원-김기현 연대’가 성사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이 결국, 내년 총선 공천 등을 염두해 두고 김 후보를 지지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으로 제기됐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경원 의원은 결국 김기현 후보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