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수색 ‘군견 부대’ 파견 등…국제사회 도움의 손길 [튀르키예 강진]

김희원 2023. 2. 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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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지진 지역에 수색·구조대 1진 급파
‘불편한 사이’ 그리스·이란도 긴급 지원
尹, 구조대 신속 파견 지시…“준비 돼 있다”

튀르키예 강진 사망자가 하루 만에 4300여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많은 건물이 무너져 피해규모가 큰 데다 악천후까지 더해져 구조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80여년 만에 튀르키예를 강타한 최악의 지진에 국제사회는 일제히 지원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서 한 경찰관이 구조대와 함께 지진으로 파괴된 건물을 수색하고 있다. 가지안테프=AP뉴시스
알자지라 방송은 6일(현지시간) 수십개 국가와 단체들이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구조 활동 지원 의사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애도를 표하면서 “미국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튀르키예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미국의 즉각적인 대응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튀르키예의 수색·구조 노력을 지원하고 지진으로 부상당한 사람들과 이재민을 돕기 위한 인력이 신속히 배치되고 있다”며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인도주의 단체들이 시리아에서도 지진에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각각 79명으로 구성된 2개의 수색·구조팀을 급파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다.

일본도 튀르키예에 수색대와 구조대를 급파했다. 7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튀르키예 정부 요청을 받고 전날 밤 경찰 관계자 20여명과 구조견으로 구성된 구조대 1진을 파견했다. 일본 정부는 향후 구조대 인원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튀르키예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하겠다”며 “피해를 본 이들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모아비트에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구호물자들이 포장돼 발송을 기다리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독일 낸시 페이저 내무 장관은 “난민 캠프를 설치해 대피소와 수처리 장치를 제공하겠다”며 발전기, 텐트, 담요 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시리아 북서부에서 활동하는 자선단체에 대한 지원도 110만달러 늘리기로 했다.

중국도 지원 의사를 표했다.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중국 국제개발협력국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인도주의적 긴급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면서 튀르키예와 시리아와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실종자 수색을 위해 특수 훈련된 군견부대와 구조장비를 갖춘 100명의 국가재난대응군 구조팀 및 의료전문가를 즉시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튀르키예의 이웃국이자 역사적 라이벌인 그리스도 군용기와 구조대, 보급품을 급파했다.

알자지라는 “서로에 대한 적대감과 탄화수소 탐사를 둘러싼 최근의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지진 발생 시 서로를 도운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외무부 나세르 카나아니 대변인은 “지진 피해 지역에 이란 이슬람 공화국 구호 및 보건 기관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도덕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국제공항에서 레바논 공병연대 대원들이 튀르키예 지진 피해 구조 작업을 돕기 위해 튀르키예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베이루트=AP뉴시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리아의 바샤 르 알 아사드 대통령,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하며 러시아 구호팀을 양국에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에르도안 대통령, 튀르키예 국민, 튀르키예 남동부 지진 희생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 “우리는 이 어려운 시기에 튀르키예 국민의 편에 설 것이다.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는 튀르키예에 수색팀, 구조팀, 의료장비를 실은 첫번째 수송기를 파견했으며 시리아에 1360만달러(약 170억원)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약속했다. 대만도 2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하고 구조팀 파견을 준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잡음도 나왔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외교 소식통으로부터 시리아에 대한 인도적 지원 요청을 받았고 나는 그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리아의 한 관리는 기자들을 만나 지원 요청 사실을 부인하며 “시리아가 어떻게 수십년 동안 시리아인들을 죽인 나라에 도움을 요청하겠냐”고 반발했다.

6일(현지시간) 시리아 하마에서 민방위대와 보안군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하마=AP뉴시스
이밖에 영국, 폴란드, 카타르, 스페인, 말레이시아 등 국가들이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도움의 손을 내밀고 있다. 유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노르웨이난민위원회 등 국제기구들도 피해국들과 ‘연대’를 강조하며 국제사회에 관심을 촉구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는 국제 사회가 이 재난으로 타격을 입은 수천 명의 가족을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도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신속한 지원을 추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군 수송기를 이용한 구조 인력 급파 및 긴급 의약품 지원을 지시했다. 또 외교부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가 협력해 튀르키예 측이 추가 지원을 필요로 할 경우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별도의 트위터 글에서도 “한국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며 “우리는 튀르키예 형제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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