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색된 중국·호주 무역관계 ‘훈풍’…3년만에 고위급 회담
중국과 호주가 3년여만에 고위급 무역 회담을 가지면서 경색됐던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중국은 호주 통상장관의 방중을 초청했다.
중국 상무부는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이 지난 6일 돈 파렐 호주 통상장관과 화상 회담을 갖고 상호 주요 경제·무역 관심사와 다음 단계 경제·무역 관계 발전 계획을 적절히 처리하는 데 있어 실용적이고 솔직한 교류를 했다고 7일 밝혔다. 양국 무역 담당 장관이 회담을 가진 것은 2019년 11월 이후 3년여만에 처음이다.
왕 부장은 회담에서 “중국과 호주는 중요한 경제·무역 협력 파트너로 경제 구조가 매우 상호 보완적이고 양국 협력은 상호 이익이 된다”며 “현재 양국 경제·무역 관계는 중요한 시기에 직면해 있으며 경제·무역 협력에 더 많은 긍적적 요소를 주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은 중국과 호주의 경제·무역 관계를 다시 정상 궤도로 되돌리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지난해 11월 열린 양국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정상들이 명시한 방향에 따라 경제·무역 분야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고 각자의 관심사에 대해 상호 이익과 윈윈이되는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중국은 호주와 경제·무역 교류 메커니즘을 재개하고 기후 변화와 신에너지 등 신흥 영역에서 협력 공간을 넓히고 경제·무역 관계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파렐 장관도 이날 회담 후 성명을 통해 “우리 논의는 중국 소비자들이 계속 호주의 고품질 제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방해 받지 않는 무역 재개의 필요성을 포함해 다양한 무역과 투자 이슈를 망라했다”며 “우리 회담은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또다른 중요한 단계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생산적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가까운 시일 내에 베이징을 방문해달라는 왕 부장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 자체로 양국 경제·무역 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양측이 논의의 진전을 위한 후속 대면 회담에 합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양국 사이에 불거졌던 무역 갈등이 해소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거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양국은 호주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5G통신망 사업에서 배제하고 코로나19 기원조사를 요구하는 등 대중 강경 노선을 걸으면서 관계가 악화됐다. 또 중국이 호주의 대중 강경 노선에 맞서 호주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하면서 양국 관계 악화가 무역 갈등으로 비화됐었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지난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취임 이후 개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6년만의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됐고, 12월에는 외교장관 회담도 이뤄졌다. 이후 중국은 2020년 말부터 암묵적으로 중단했던 호주산 석탄 수입을 일부 재개했고, 다음달에는 호주산 바닷가재 수입도 허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일련의 조치와 함께 파렐 장관의 방중 회담이 성사되면 양국 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호주의 동맹인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 등이 여전히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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