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에이스 박세웅의 전천후 활약 다짐 “어떤 보직이든 소화 가능합니다”
롯데는 지난 1일부터 괌에서 2023시즌 준비를 위한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하지만 롯데의 토종 에이스 박세웅(28)은 부산에 남아 훈련을 하고 있다. 김해 상동 구장에서 임경완 퓨처스 투수코치의 지도 아래 함께 몸을 만드는 중이다.
박세웅이 국내에 남은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WBC 대표팀은 2월15일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 모여 훈련을 시작한다. 박세웅은 한국에서 바로 미국행 비행기를 탈 계획이다.
다행히 부산 날씨가 따뜻해 순조롭게 몸을 만들고 있다. 박세웅은 지난 6일 전화통화에서 “부산도 날씨가 좋다. 기온이 영상이라서 낮에는 운동을 많이 하면 땀이 날 정도”라며 웃었다.
지난달 16일에는 서울에서 WBC 대표팀 선수들이 처음으로 모였다. 박세웅은 “어차피 다들 시즌을 준비하면서 대회를 하는 거니까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크게 달라질 건 없다”면서 “한 가지 특별한 건 WBC 대회 기간 동안에는 선발, 중간 보직에 상관없이 언제 경기를 나갈지 모르니까 거기에 대해서 잘 준비해달라는 당부를 들었다”고 말했다.
박세웅은 2014년 프로 무대 데뷔 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선발로 뛰었다. 2015시즌에는 선발과 구원을 모두 뛰었으나 2016시즌부터는 붙박이 선발로 활약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중간 계투 역할도 얼마든지 자신이 있다. 그는 “도쿄올림픽 때도 중간 계투로 나갔다. 나는 선발이라고 해서 오래 몸을 풀어야 되는 스타일이 아니다. 던지기 전에 몇개의 개수를 던져야 몸이 풀린다던가 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일단 ‘이강철호’의 목표는 본선 1라운드 상대인 호주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호주전은 3월9일에 열린다. 박세웅 역시 이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아직은 호주 선수들의 성향을 잘 알 수 없어서 영상이나 볼 수 있는 계기가 있으면 많이 봤으면 좋겠다”며 “일단은 국제 대회니까 다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으면 제일 좋겠다. 모두가 바라는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호주와의 맞대결 다음은 숙명의 한·일전이다. 일본에서는 투타 겸업을 하는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의 한국전 등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박세웅은 “옛날에 연습경기에서 오타니와 만난 적이 있다. 큰 감흥은 없다”고 했다. 박세웅은 2016년 미국 애리조나에서 니혼햄과의 친선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오타니와는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쳤는데 처음에는 안타를 허용했지만 뒤 두번째 상대할 때는 1루 땅볼로 잡아냈다.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전에서 패배한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박세웅은 “우리가 일본을 이겼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가 타자를 못 잡아도 되니까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박세웅은 임경완 코치가 누누이 강조하는 “무엇보다 공 던질 때에는 집중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마음 속에 새기고 있다. “투수니까 집중해야 되는 게 당연하다”라는 박세웅은 “체력 훈련이나 웨이트트레이닝, 러닝 훈련 등 모두 다 중요하겠지만 어차피 내가 야구장에서 해야되는 건 공을 던지는 일이다. 잘 던질 수 있게 포커스를 맞출 수 있게끔 몸을 잘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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