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박상선 “뮤지컬은 제 전부에요”[인터뷰]

이예주 기자 2023. 2. 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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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상선



“해진와 제 싱크로율은 70% 정도라고 말하고 싶어요. 제 스스로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착하다’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이죠. 하하. 덕분에 저와 해진이의 공통점을 찾아가며 연기했어요.”

배우 박상선의 첫인상은 ‘씩씩함’이었다. 밝은 인사로 등장해 시종일관 눈을 밝히며 질문을 귀담아 듣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뮤지컬 ‘종의 기원’의 김해진 역을 통해 처음으로 대학로에 데뷔한 그는 연신 “열심히 하겠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지난 3일 스포츠경향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경향신문사에서 배우 박상선과 만나 뮤지컬 ‘종의 기원’과 박상선의 꿈,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 박상선



‘종의 기원’은 제 보물이죠

“뮤지컬 ‘종의 기원’은 워낙 유명한 소설이 원작이에요. 이런 분위기를 가진 뮤지컬이 많지 않죠. 국내 창작 초연 중에 이렇게 그로테스크하고 심오한 메시지를 주는 뮤지컬은 찾기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작품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또 이성준 음악감독님과 이기쁨 연출님, 제작사, 그리고 선배들의 라인업을 보면 절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작품이죠.”

그의 말처럼, 뮤지컬 ‘종의 기원’은 정유정 작가의 소설 ‘종의 기원’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유진, 그에게 리모트라는 약물치료를 강요하는 어머니와 이모, 그리고 죽은 형 유민과 똑닮은 외모로 형제로 입양된 해진의 이야기를 다뤘다. 한유진 역은 배우 유승현, 기세중, 백동현, 박규원, 니엘, 박상혁이 맡았으며, 김해진 역은 하동연, 박선영, 박상선이 맡았다. 이밖에도 김지원과 김혜원 역을 맡은 배우 주아와 류비 등의 화려한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박 배우는 극에 대해 “보물같은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종의 기원’을 통해 스스로도 정말 많이 발전했다고 느끼고 있고, 이제서야 무대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조금씩 느끼고 있어요. 이렇게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뮤지컬 팬분들께 제 이름 세글자를 각인시킨 작품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제 삶에서 절대 지울 수 없는 귀중한 작품이에요.”

해진과 본인의 싱크로율이 꽤 높다고 말한 박 배우는 평소 성격도 해진과 닮았지만, 무엇보다 친형을 모티브로 캐릭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는 비하인드를 밝히기도 했다.

“제 MBTI가 ENFJ에요. 사람들이 ‘천사의 MBTI’라고 부르던데, 맞나요? (웃음) 해진이도 유진이를 아끼고 애틋하게 생각하면서 좋은 친구이자 형 역할을 하는데, 이런 부분들에서 저와 해진이의 싱크로율을 찾을 수 있었어요. 또 제가 친형이 있는데요, 형이 참 다정다감한 성격을 지녔어요. 그런 형의 모습을 보며 ‘형이라면 해진의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상상을 통해 역할에 더욱 몰입했죠.”

배우 박상선





뮤지컬은 제 전부에요

박상선의 삶 속으로 뮤지컬이 들어온 것은 지극히 사적인 기회였다. 그는 그 순간을 ‘카타르시스’라고 기억했다.

“원래는 평범하게 공부만 하면서 지내던 조용한 학생이었어요. 그런데 바야흐로 고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의 손에 강제로 이끌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이라는 작품을 관람했는데요, 그 작품이 제 인생을 180도 바꿔놨어요. 그 때의 희열과 전율을 잊을 수 없죠. ‘나도 무대에서 연기하고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느꼈던 행복의 감정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죠.”

꿈을 이뤘을 때의 소감은 어땠을까. ‘종의 기원’을 통해 팬들이 많아진 것이 실감나는지 묻자 그는 “아직”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조금은 생긴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그렇지만 더 배워야 할 부분들도 많고, 부족한 배우이기 때문에 크게 실감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관객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소중한 마음에 꼭 보답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박상선은 ‘노력’ ‘열정’ ‘발전’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그만큼 그에게 뮤지컬은 삶의 전부였다.

“박상선에게 뮤지컬이란, 제 전부죠. 단 한번도 뮤지컬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것을 해야할지 생각해본 적도 없고, 언제나 뮤지컬만을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발전하는 배우가 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요. 앞으로도 평생 뮤지컬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절대 초심 잃지 않고 살래요.”

배우 박상선



‘레베카’의 막심 드윈터 역할 탐나요

박상선은 자신의 롤모델로 배우 조승우와 유준상을 꼽았다.

“물론 지금 공연을 열심히 하고 있는 모든 선배들이 다 롤모델이지만, 모든 배우들의 선망의 대상이죠, 조승우 선배님과 유준상 선배님이 롤모델이에요.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하고, 본받고자 노력하는 분이죠. 자타공인 모두가 인정하는 연기력 뿐만 아니라 탁월한 노래 실력, 늘 따뜻한 인성까지···. 그 분들처럼 실력이면 실력, 인성이면 인성 모두 완벽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로서의 목표 역시 확고했다.

“배우가 된 이유이기도 한데, 물적인 것을 크게 추구한다기 보다는 관객분들이 각박한 사회 속에서 피곤한 나날들을 보내시다가도 저의 공연을 보고, 제가 속한 작품을 보면서 잠시나마 마음의 평안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더 노력해서 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게요. 많은 분들께 더 많은 감동과 행복을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터뷰 말미 그는 ‘이 대답은 꼭 넣어달라’라며 눈을 반짝였다.

“꼭 도전해보고 싶은 역이 있는데요, 바로 뮤지컬 ‘레베카’의 막심 드윈터 역이에요. 언젠가 베테랑 중견배우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어요. 제가 ‘레베카’의 초연 때부터 엄청난 팬이었는데요, 막심 드윈터의 젠틀하고 중후하면서도 비밀스러운 모습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넘버’ 노래도 너무 좋아하고요! 언젠가는 ‘막심 드윈터’로 꼭 인사드릴게요!”

이예주 온라인기자 yeju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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