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인 멜라니아, 2019년 IS수괴 제거 작전 본 후 한 말은?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3. 2. 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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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019년 미국 특수부대원들이 이슬람국가(IS) 수괴인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를 제거할 때 상황실에서 함께 작전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 힐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몸 담았던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대행이 7일 발간된 회고록 ‘솔저 세크레타리’에 이같은 일화를 담았다는 것이다. 밀러 전 대행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모든 사람들이 개를 좋아한다”며 작전에 참가했다가 부상을 입은 군견 ‘코난’ 얘기를 언론에 하라고 조언했다. 트럼프는 실제 이를 브리핑 때 언급했고, 코난의 사연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밀러는 트럼프가 2020년 11월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 이전부터 의견 충돌이 잦았던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을 경질한 후 약 70일 간 장관 대행을 했다.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이 이뤄진 2019년 10월 밀러는 대테러·초국가 위협 담당 대통령 특별 보좌관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는 회고록에서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이 이뤄질 때 멜라니아가 트럼프,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 에스퍼 장관, 마크 밀리 합참 의장 등과 함께 상황실에서 이를 지켜봤다고 밝혔다.

밀러는 “멜라니아의 참석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퍼스트 레이디가 중요 군사 작전을 보기 위해 등장했다는 말이 언론에 새어 나가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고 썼다. 또 미군이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를 포위한 뒤 어떻게 작전이 이뤄질지에 대해 상세한 묘사를 포함한 보고가 이뤄지자 멜라니아가 공포에 질린 듯 보였다고 했다. 2019년 당시 백악관은 트럼프가 상황실에서 참모들과 함께 작전을 지켜보는 사진을 공개했지만, 멜라니아는 찍혀 있지 않았다.

당시 작전은 ‘코난’이란 이름의 미군 군견이 알바그다디를 추적해 은신처 터널의 막다른 길로 몰아넣자, 알바그다디가 함께 도망치던 자녀들을 끌어안은 채 자살 폭탄 조끼를 터트리면서 끝났다. 이때 알바그다디의 아내 2명도 함께 숨졌고, 코난도 폭발 여파로 부상을 입었다. 트럼프가 알바그다디의 숨진 아내들을 IS가 무고한 희생자로 부각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시신은 어떻게 처리하느냐고 묻자, 밀리 합참의장이 건물 자체를 분쇄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트럼프가 ‘성공 사실을 어떻게 발표할까’ 묻자 멜라니아가 나서서 다음날 일요일 뉴스 쇼가 진행되는 시간에 백악관 디플로매틱 룸에서 공개 브리핑을 열어 발표할 것을 제안했다. 멜라니아는 남편에게 “당신이 개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밀러는 회고했다. 트럼프는 다음날 브리핑 때 코난을 “멋지고 재능 있는 개”라고 부르면서 작전 중 부상을 당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2019년 11월엔 백악관으로 불러 훈장도 수여했다. 그간 국정 운영에 관심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멜라니아가 사실 트럼프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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