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3000만년 전 공룡에게도 배꼽이 있었다고?

조홍섭 2023. 2. 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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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선배님, 저 얼마 전에 집사의 배꼽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닷.

알을 낳는 동물은 태반이 없으니 태아와 연결하는 탯줄도 없을 테고 당연히 그 흔적인 배꼽도 없을 것 같지.

중국에서 피부의 비늘 하나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1억3000만년 전 뿔공룡인 시타코사우루스의 화석을 발굴했는데 배에 현생 악어와 비슷한 배꼽이 달렸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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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피레터 맛보기: 홍섭’s 애피랩][애니멀피플] 애피레터 맛보기: 홍섭’s 애피랩
배꼽은 어미와 새끼를 연결했던 탯줄이 떨어진 흉터다. 난생동물은 포유류와 같은 배꼽은 없지만 난황자루가 떨어지며 남은 흉터가 발견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신기한 동물 세계에 대해 ‘깨알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동물 버전 ‘홍섭스 애피랩’ 전문은 애피레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선배님, 저 얼마 전에 집사의 배꼽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닷. 오목하게 파인 것이 마치 상처처럼 생겼더라굽쇼. 저희 댕댕이들도 배꼽이 있을 거 같긴 한데, 찾아보기 힘듭니당. 배꼽은 모든 동물이 갖고 있는 것입니꽈?

A 조기자가 답합니다

좀 은밀한 호기심 같지만 좋은 질문이긴 해. 먼저 배꼽을 정의하면 흉터야. 지금은 특별한 기능을 하지 않지만 엄마 뱃속에선 태아의 생명줄이 달린 흔적이지. 태반과 연결돼 엄마로부터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고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는 돌려보내던 튜브가 태어나면서 떨어져 나간 자국이야.

대개 움푹 들어갔지만 튀어나온 이들도 있지. 알을 밖으로 낳지 않고 뱃속에서 태아가 자라는 포유동물에는 모두 달렸어. 오랑우탄이나 고래처럼 큰 동물에서는 잘 보이지만 덩치가 작으면 털이나 가죽에 묻혀 잘 안 보여.

당연히 개나 고양이도 배꼽이 있지. 뭐, 못 찾겠다고? 집사와의 스킨십이 좀 부족한 거 아냐? 누워있는 멍냥이의 배를 쓰다듬어 주면서 한 번 찾아보라고 해. 배의 너무 아래쪽에서 찾지 말고 조금 위인 흉곽 쪽으로 있어. 사람 배꼽 생각하면 안 되고 털 속에 작고 납작한 흉터나 주름 모습으로 남았어.

알을 낳는 새나 파충류도 배꼽이 있냐고? 그 질문이 나올 줄 알았어. 알을 낳는 동물은 태반이 없으니 태아와 연결하는 탯줄도 없을 테고 당연히 그 흔적인 배꼽도 없을 것 같지. 그런데 답은 ‘배꼽이 있다’야.

알 속 배아는 달걀노른자 같은 난황 주머니에서 영양분을 공급받아. 그 통로가 탯줄 비슷한 난황자루야. 물론 탯줄보다 훨씬 가늘고 구조도 다르지만 기능은 비슷해. 알에서 새끼가 깨어나면 난황자루도 떨어져야 하고 당연히 흉터가 남겠지. 일종의 배꼽이 생겨. 하지만 너무 작아 찾기는 쉽지 않아.

뱀이나 새는 알에서 깬 지 며칠이나 몇 주 지나면 흉터가 사라지고 말아. 하지만 덩치가 큰 악어의 배에는 평생 길쭉한 흉터처럼 남지. 그러니까 병아리도 악어도 포유류 같지는 않지만 배꼽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거야.

자 여기서 중간 퀴즈 하나 풀고 가지. 공룡은 배꼽이 있을까? 악어처럼 파충류인데다 알을 낳고 덩치가 크니 당연히 달렸겠지. 지난해 ‘비엠시 생물학’이란 과학저널에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어. 중국에서 피부의 비늘 하나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1억3000만년 전 뿔공룡인 시타코사우루스의 화석을 발굴했는데 배에 현생 악어와 비슷한 배꼽이 달렸다는 거야. 길쭉하게 베인 상처가 아문 것 같은 흉터야.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배꼽인 셈이지.

배꼽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자고. 그럼 알을 낳는 포유류는 배꼽이 있을까,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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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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