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류마티스 관절염 잡을 새 치료물질 개발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인 난치병인 류마티스 관절염과 림프암을 치료할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조희영·임희종 박사팀은 몸속에 있는 특정 물질의 기능을 억제해 류마티스 관절염과 특정 림프암을 치료하는 신물질을 찾아냈다고 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악타 파마슈티카 신카 B’ 최근호에 게재됐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가 걸리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통증을 동반하면서 관절이 붓는다. 증세가 악화하면 보행을 하기 어려워진다. 신체 면역 체계가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공격해 생기는 병이다.
병원에서는 소염제와 항류마티스 주사제가 주로 처방되는데, 많은 환자들에게서 내성이 생기거나 약효 감소, 면역력 저하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연구진에 따르면 최근 ‘토파시티닙’이라는 치료제가 개발되긴 했다. 하지만 심장마비 같은 중증 심혈관계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류마티스 관절염 등에서 비롯된 몸속 염증은 ‘ABC-DLBCL형 림프암’도 유발할 수 있다. 림프암 치료제 ‘이브루티닙’이 있긴 하지만, 장기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기존 치료법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이 주목한 건 인간의 몸속에 있는 효소인 ‘IRAK4’이다. IRAK4가 세포 안에서 염증을 키운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IRAK4의 움직임을 억제하는 물질인 ‘KIC-0101’를 개발했다.
연구진이 KIC-0101을 류마티스에 걸린 실험용 쥐에 10일간 투여하는 등의 실험을 했더니 관절염 수치가 68~80% 감소했다. 기존 치료제인 토파시티닙보다 치료 효과가 우수했다
림프암에 걸린 실험용 쥐에도 이 물질을 주입했더니 기존 치료제인 ‘이브루티닙’과 14일간 병용했을 때 암 조직 성장이 80% 이상 억제됐다. 같은 기간에 이브루티닙만으로는 큰 항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 기간에 내성이나 특이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국내 기업과 함께 이번에 개발한 물질을 대상으로 비임상 시험을 하고 있다. 이 단계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희영 박사는 “향후 이 물질이 상용화한다면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수출 등을 통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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