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한계…내년엔 등록금 인상 대학 40% 넘을 것”

박정경 기자 2023. 2. 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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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사립대 할 것 없이 대학 재정은 이미 한계 상황입니다. 내년에 등록금 인상에 나서는 대학 비율이 40%를 넘길 수 있습니다."

올해는 아직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이 사립대 중에선 동아대, 국공립대 중에서는 교육대에 그치고 있지만, 이 총장은 내년에 등록금 인상에 나서는 대학 비율이 40%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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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립대 중 처음으로 등록금 인상한 이해우 동아대 총장 인터뷰
“올해 인상 없으면 20억 적자
대학교 적자는 회복 불가능해
학생회와 대화… 공감대 형성
대부분 교육환경 개선에 투자”
소비자물가 상승률 감안하면
실질 등록금 23% 인하 수준

“국립대, 사립대 할 것 없이 대학 재정은 이미 한계 상황입니다. 내년에 등록금 인상에 나서는 대학 비율이 40%를 넘길 수 있습니다.”

정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가 14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전국 사립대 가운데 최초로 등록금을 인상한 동아대 이해우(사진) 총장은 7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올해는 아직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이 사립대 중에선 동아대, 국공립대 중에서는 교육대에 그치고 있지만, 이 총장은 내년에 등록금 인상에 나서는 대학 비율이 40%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대학 총장 148명 중 응답자 114명의 39.5%인 45명이 ‘내년쯤 (등록금 인상) 계획이 있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의미다.

이 총장은 “대학 재정난이 임계점에 달하면서 물가 상승을 버티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학교 재정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등록금 인상 카드 외엔 선택지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교협에 따르면 전국 4년제 일반대 지난해 등록금은 1인당 평균 679만4000원으로, 등록금 규제가 시작되기 전 2008년(673만 원) 대비 1% 올랐다. 하지만 대교협이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해 실질 등록금을 계산했더니 2008년 823만7000원에서 지난해 632만6000원으로 23.2%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동아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총장을 팀장으로 등록금 인상을 검토해 올해 초 총 6차례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학부 등록금 3.95%, 대학원 등록금 3.86% 인상안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 총장은 “사립대 최초로 등록금을 올린다는 타이틀이 부담되기도 했지만, 대학 적립금은 이미 바닥이 났고,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올해부터 2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계산이 나왔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 한 해 적자가 나도 다음 해에 만회할 수 있지만, 대학은 한번 적자가 생기면 재정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대학 재정을 구성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생회와도 진솔한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덧붙였다.

동아대는 이번 등록금 인상으로 약 50억 원 추가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관련 재원은 철저히 학생들을 위해 쓸 것을 강조했다. 그는 “등록금 인상분으로 인한 재원 지출 방안을 일단 총학생회에 위임했고, 각 단과별로 필요한 것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며 “노후화된 화장실과 기자재, 학교 환경을 개선하는 데 대부분 투자가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대는 올해 등록금 인상으로 국가장학금Ⅱ가 지원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이 총장은 “지난해 기준 약 20억 원 정도의 장학금 혜택이 있었는데, 이 부분은 대학이 발전 기금 등을 동원해 학생들이 변함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등록금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말하긴 어렵다”면서 “등록금 인상은 철저히 학생들의 동의를 바탕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과 계속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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