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테이프·보신주의 없앤다… 공직사회 싹 바꿔 3대개혁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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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을 하나 짓는데 경쟁국은 3년, 우리는 8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공장 건설 사례를 들어 공직 사회의 복지부동을 비판했다.
해외 순방 기간 글로벌 기업 CEO들을 만나 규제 혁신을 강조하고 국내 각종 회의에서도 적극 행정을 주문했지만 공직사회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대통령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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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 하나 짓는데
미국·대만은 3년 우리는 8년”
尹, 복지부동 업무행태 비판
민간기업 같은 성과체계 도입
일하는 공무원 보상받게 개선
“반도체 공장을 하나 짓는데 경쟁국은 3년, 우리는 8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공장 건설 사례를 들어 공직 사회의 복지부동을 비판했다. 미국과 대만은 반도체 공장을 짓는데 3년, 중국은 2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에 반해 각종 규제와 공무원들의 관성적인 업무 추진 및 보신주의 등이 민간기업 투자 발목을 잡은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공무원 조직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성과보상 체계 개편, 과감한 민간 전문가 영입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제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언급했습니다만 공직자들의 일하는 방식과 생각이 과감하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순방 기간 글로벌 기업 CEO들을 만나 규제 혁신을 강조하고 국내 각종 회의에서도 적극 행정을 주문했지만 공직사회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대통령의 판단이다. 정부 관계자는 “위에서 몰아붙이면 그때만 시늉할 뿐”이라며 “지방자치단체나 일선 공무원들은 아예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공무원들에 대한 감사 및 문책을 강화하는 ‘채찍’만으로는 오히려 무사 안일주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당근책’을 고심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성과주의를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사고가 터지면 문책을 받지만 아무리 일을 잘해도 성과급이나 특진 같은 보상을 받지 못하는 공무원 조직의 고질적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무원 인사와 승진, 성과급 체계에 민간기업에 버금가는 과감한 성과 보상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6급 이하 공무원에 성과 연봉제 도입, 고액의 연봉을 받는 민간 전문가 영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5급 이상 고위 공무원은 성과 중심의 연봉제를, 6급 이하는 호봉제 임금체계를 적용받고 있다. 연봉제를 도입하면 업무성과에 따라 임금이 오르거나 아예 오르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정부의 구상이 구체화되면 공무원 사회 일각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은 불필요한 ‘레드 테이프’(Red tape·관공서 요식행위)도 과감히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애자일’(Agile·민첩한) 정부를 표방해 정부 조직 개혁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관공서의 행정 절차를 재설계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만든 무분별한 인증제도와 인허가를 재검토해 행정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반기 중 이러한 개선책을 담은 정부 혁신 비전을 선포할 방침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경제와 미래 분야 등 4개 화두와 관련한 중점과제 20개를 선정했다. 원전·방산 등 수출 유망분야 육성, 우주경제·양자 등 핵심 국가전략기술 육성 등이 20개 과제에 포함됐다. 대통령실은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을 팀장으로 하는 ‘중점과제 관리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중점과제 관리, 다수 부처에 걸쳐 있는 5개 협업과제의 부처 간 조정을 해나갈 방침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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