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추웠는데 1월 평균 기온은 평년과 비슷했다고?

김기범 기자 2023. 2. 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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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한파가 쓸고 간 지난 1월의 평균 기온은 얼마였을까.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영상 0.6도였다. 평년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우리가 체감한 1월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은 이미 잊었겠지만 매서운 한파가 찾아오기 전에는 평년보다 훨씬 따뜻한 1월이 있었다. 지난달 가장 따뜻했던 13일과 가장 추웠던 25일의 기온 차가 관측사상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1월의 날씨는 롤러코스터같았다.

기상청은 7일 발표한 ‘1월 기후특성’ 자료에서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0.6도로 평년(영하 0.9도±0.6)과 비슷했다고 밝혔다. 강추위와 봄 날씨 같은 고온 현상이 반복적으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1월 내의 기온 하강폭은 1973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가장 기온이 높았던 13일의 전국 평균기온은 9.6도였고 제일 추웠던 25일의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10.2도였다. 두 날의 평균기온 차는 19.8도로 역대 1위로 기록됐다. 1973년은 기상 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돼 기상기록의 기준이 되는 해다.

기상청은 또 지난달 전체의 기온 변동 폭, 즉 표준편차는 4.3도로 역대 다섯 번째로 컸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2018년과 올해처럼 일 평균기온 표준편차가 크게 나타난, 즉 기온 변동 폭이 컸던 해들은 2000년 이후에 몰려있다고 설명했다. 1월 일 평균기온 표준편차가 상위 10위 안에 들어가는 해 중 올해를 포함해 8개 해가 2000년 이후다.

전국의 1월 평균기온, 평균 최고기온, 평균 최저기온, 강수량 통계(1973-2023년).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지난달 중순 한반도 남동쪽에 이동성고기압이 폭넓게 자리 잡은 상태에서 따뜻한 남서풍이 아열대 지역으로부터 강하게 불어오면서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13일 진주에서 20.1도, 남해에서 19.9도 등 이른 봄이 찾아온 듯한 기온이 나타나기도 했다. 진주, 남해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한 13곳에서는 하루 최고기온이 1월 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 체감온도가 영하 26도까지 떨어지는 등 올겨울 최강 한파가 닥쳤던 지난 24일 두꺼운 옷과 모자 장갑 등으로 몸을 감싼 시민들이 서울 세종로 일대를 지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중순 후반부터는 우랄산맥 부근에 기압능이, 동시베리아에 찬 기압골이 발달했다. 여기에 지난달 24~25일 북극의 찬 공기가 동아시아로 쏟아져 내려오면서 강추위가 찾아왔다. 지난달 25일 추풍령(영하 17.8도), 거제(영하 10.4도) 두 곳에서는 하루 최저기온이 1월 내 최저 1위를 기록했다. 당시 북극을 둘러싸고 도는 기류가 약해지는 ‘음의 북극진동’ 상태가 되면서 찬 공기가 북극 상공을 빠져나와 한반도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를 덮쳤다. 현재 북극진동 지수는 양의 값인 상태다. 기압능이란 일기도에서 저기압을 나타내는 선에 둘러싸여 골짜기를 이루는 고기압 구역을 말한다.

1월 전국 강수량은 40.5㎜로 평년(17.4~26.8㎜)보다 많았으며 역대 9위를 기록했다. 가장 따뜻했던 13일에는 하루 동안 28.9㎜의 비가 내리면서, 1월 일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2020년 1월7일(42.4㎜) 다음을 기록했다. 1월로는 드물게 일부 지역에는 호우특보까지 발효됐다. 한반도에 유입된 따뜻한 남서풍이 많은 수증기를 머금었었기 때문이다. 거제(108.9㎜), 남해(89.0㎜ 등 10곳에서는 하루 강수량이 1월 내 최다 1위를 기록했다.

1973년 이후 1월 중 하루에 100㎜를 넘는 비가 내린 것은 이번을 포함해 2번뿐이다. 이전에는 2020년 1월27일 울산에 113.6㎜의 비가 온 바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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