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생존자들 “땅 흔들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 공포에 떨었다”

“지진이 시작됐을 때 아내, 아이와 함께 침대에서 내려와 집 안에서 안전한 곳을 찾았지만, 없었다. 지진이 끝나기만을 기다려 휴대전화와 신분증만 챙겨서 나왔다. 잠옷을 갈아입을 시간조차 없었다.”

6일(현지 시각) 오전 4시 17분, 튀르키예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규모 7.8(USGS)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 후 8시간 뒤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 거주하는 시리아 출신 의사 압두라만 알로마(Abdurrahman Alomar)는 CNN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안합니다. 지금 통화하고 있는 동안 새로운 여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알로마는 ‘시리아 아메리카 메디컬 소사이어티(SAMS)’의 선임 건강 고문으로 시리아 북서부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했다. 그는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 있는 7층 아파트 6층에 거주하던 중이었다.

제케리야 일디즈 경찰관이 6일(현지 시각) 규모 7.8의 지진이 남동부를 강타한 후 하타이의 잔해에서 딸을 구한 후 포옹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알로마는 “가족과 함께 자고 있을 때 지진이 시작됐고, 지진이 끝나기만을 기다린 다음 잠옷 차림으로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틀 동안 폭설이 내린 뒤였지만, 추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현재 알로마는 아내, 두 자녀와 함께 건물에서 떨어진 공터에 주차된 차에 피신했다. 알로마는 “아파트 밖으로 나오자 입구 천장과 벽이 파손된 것이 보였지만, 세부 사항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가이안테프에 있는 부모님 집에 있었던 이바라 코타소바(Ivana Kottasova)도 지진 발생 당시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부모님이 땅이 흔들리는 소리에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 공포에 떨고 있었다”며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서 부모님에게 ‘곧 끝날거야’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코다소바는 “처음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며 “몇 달에 한 번씩 일어나는 또 다른 작은 지진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떨림이 점점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 발생 몇 초 만에 가구가 넘어지고 물체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집이 흔들렸다”며 “누군가가 나를 넘어뜨리려는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코다소바는 지진이 끝나자마자 잠옷 그대로 슬리퍼만 챙겨 신고 집 밖으로 나왔다. 눈 덮인 거리는 꽁꽁 얼어붙어 있었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20분 후에 첫 번째 여진이 찾아왔다. 코다소바는 “여진이 발생하자 차례로 11을 셌다”며 “급히 집 안으로 들어가 코트와 장화를 챙기고, 건물에서 떨어진 공터로 가기 위해 차를 탔다”고 말했다. 그는 “구시가지로 향하는 구급차와 소방차 소리가 들렸다”며 “구시가지에는 더 오래되고 약한 건물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코다보사는 “여진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며 “민방위 관계자들이 모두에게 ‘뛰어’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코다보사는 차를 몰고 인근 지역인 파자르지크로 이동했다. 하지만 그곳 역시 처참하긴 매한가지였다. 코다보사는 “거리마다 적어도 하나의 건물이 파괴돼 있었다”며 “아마겟돈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파자르지크에서 30분 동안 머무는 동안 4번의 여진을 느꼈다”며 “파자르지크에서 머무는 것이 안전하지 않은 것 같아 가지안테프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가리안테프로 돌아오는 길도 험난했다. 그는 “돌아오는 동안 여진이 발생하면서 도로 옆 도랑 물이 폭풍우처럼 격렬하게 쏟아졌다”며 “가이안테프를 빠져나오려는 사람들이 수 킬로미터의 차량 행렬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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