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밈’ 열풍에 거래량 폭증 ‘동전주’…콤텍시스템, 하루 8000만주 거래

정해용 기자 2023. 2. 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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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토큰증권 등 테마 영향 하루 5000~8000만주 거래
대부분은 1000원 미만 동전주
전문가들 “일시적 유행 좇는 투자 위험” 경고

국내 증시에서 테마성 주식 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다. 챗GPT, 토큰 증권 발행(STO) 등에 관심이 높아지자 일부 종목들은 하루에도 8000만주 이상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 거래량이 급증한 종목 대부분은 주가가 1000원 미만의 소위 ‘동전주’다.

전문가들은 현재 일종의 밈 주식(meme stock·온라인에서 입소문이 퍼져 매수세가 몰리는 유행성 주식) 현상이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런 현상은 시장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지만 앞으로 경기 침체와 기업 실적 악화 등 증시에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유행을 좇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도 조언한다.

일러스트=손민균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거래량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이런 밈(meme) 동전주였다.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콤텍시스템은 이날 8398만1408주가 거래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전체에서 2번째로 거래가 많이 됐다. 콤텍시스템보다 거래가 많이 된 종목은 KODEX(코덱스) 200선물인버스2X ETF(2억979만5028주)뿐이었다. 콤텍시스템 주가도 전일보다 12.92%(101원) 오른 883원까지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콤텍시스템이 이날 거래가 크게 는 것은 미국의 인공지능(AI) 연구소 오픈AI의 챗봇 ‘챗GPT’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콤텍시스템은 AI 반도체 업체인 미국 VAST데이터의 아시아총판권을 보유한 회사다.

증권회사인 SK증권 주식은 토큰 증권 발행(Security Token Offering·STO) 관련주로 관심이 쏠리면서 5000만주 가까이 거래됐다. 토큰 증권은 부동산, 예술품의 소유권 같은 실물 자산을 주식처럼 증권화(securitization)해 발행하는 것인데, 정부는 지난 5일 토큰 증권 발행과 유통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SK증권은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 기업 ‘펀블’과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디지털 유동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토큰 증권 관련주로 꼽힌다. 이날 SK증권은 4949만2944주가 거래되며 전체 시장에서 4번째로 거래가 많은 종목이었다. 주가는 전날보다 1.91%(17원) 하락한 871원을 기록했다.

또 카나리오바이오그룹에 인수된 리더스기술투자(4509만2814주)도 4500만주 넘게 거래되며 전날보다 17.89%(78원) 급등했다.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사업화하는 중소기업에 투자 또는 융자해주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인 리더스기술투자가 인수합병(M&A)을 빈번하게 하는 카나리아바이오그룹에 속하게 되면서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은 의료기기기업 세종메디칼, 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 헬릭스미스를 인수한 바 있다.

그래픽=손민균

전문가들은 밈 주식의 거래가 느는 것은 투자심리가 예전보다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지난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기업 실적이 좀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기에 당장 유행을 좇아 투자하는 것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는 “하락장에서는 밈 주식 거래가 크게 느는 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고 상승장 초입에서 일어나는 현상인데 지금이 그런 모습”이라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비싼 주식보다는 동전주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주식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다만 챗GPT 등 요즘 유행하는 기술 테마들은 실제 기술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기업들이 어느 정도의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를 아직 전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기대감 만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춘광 레그넘투자자문 대표는 “챗GPT 등 일부 테마들이 시장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일조한 것은 맞지만 올해 1분기 기업 실적의 대략적인 결과가 나오는 3월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실제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전체 지수가 지금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어 너무 성급한 마음으로 밈 주식을 좇는 것은 자제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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