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된 벽돌 건물, 지진 피해 키울 것"...1년전 예측, 튀르키예 과학자

이영애 기자 2023. 2. 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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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에 6일(현지시간)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4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에서 지진에 대한 건물 취약성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다.

튀르키예와 함께 심각한 지진 피해를 입은 시리아의 건물 안전성은 더욱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튀르키예 현지 언론은 "지진 발생 깊이가 얕아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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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8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튀르키예의 건물. AP/연합뉴스 제공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에 6일(현지시간)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4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와 수색에 어려움이 있어 사상자가 더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튀르키예 과학자들이 지난해 이미 튀르키예 지진 피해를 예측했다. 당시 연구팀은 벽돌 구조의 건물이 서로 인접해 있어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중동공대 지질공학과 연구팀이 지난해 3월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중심부가 규모 6.5의 지진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담은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가지안테프는 전날 규모 7.8 지진이 강타한 지역으로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연구팀은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가지안테프 중심부 지역의 지질 및 지진 구조 평가를 수행했다. 인근 활성 단층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규모 6.5~6.6 지진이 발생했을 때 도심 내 198개 건물에서의 평균 피해율을 산정했다.

그 결과 건물 자체도 지진에 취약한데다 벽돌 구조의 건물들이 서로 인접해 있어 지진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벽돌이나 석조물이 떨어지며 지진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3월 국제학술지 '지반역학 및 지진공학'에 발표됐다.

튀르키예에서 지진에 대한 건물 취약성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부에 사는 사람들은 보강되지 않은 벽돌과 저층 콘크리트 프레임으로 인해 지진 흔들림에 극도로 취약한 구조물에 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2000년대 이후 내진설계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많은 건물들은 지진 위험에 노출됐다. 1999년 규모 7.4 지진이 튀르키예 이즈미트 지역을 강타해 1만7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5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 이후 튀르키예 정부는 새로운 건축법과 지진 보험 시스템을 도입했다. 다만 쿠스타파 에르딕 튀르키예 보아지치대 교수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진에 영향을 받은 대부분의 건물들이 2000년 이전에 지어졌다"고 지적했다. 

튀르키예와 함께 심각한 지진 피해를 입은 시리아의 건물 안전성은 더욱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로터리 영국 오픈대 행성 및 지질과학과 교수는 "전쟁 이후 재건된 시리아의 건물 중에는 낮은 품질의 재료 혹은 쓸 수 있는 모든 재료를 사용했다"며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르지만 일정 수준의 비용을 들여 지은 건물보다 쉽게 무너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일대는 4개의 지각판이 만나는 아나톨리안 단층대가 위치해 있어 지진 발생이 잦은 지역이다. 지각을 구성하는 12개 판 중 유라시아판, 아프리카판, 아라비아판, 인도판 등 4개가 만나는 지역이다. 판의 경계에서는 지진이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 단층대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매년 약 2.5cm씩 움직이며 다른 단층대와 충돌해 지진이 발생한다. 아나톨리안 단층대는 환태평양 지진대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가장 지진이 많은 지역이다.

특히 이 단층대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진원이 대개 지표 40마일(약64km) 이내라 피해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도 진원의 깊이가 약 18km였다. 튀르키예 현지 언론은 “지진 발생 깊이가 얕아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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