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출신 지휘자 유리 얀코 "음악이 우리의 전선 되기를"

임지우 2023. 2. 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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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북부에 위치한 하르키우는 인구 147만의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악단인 '하르키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유리 얀코가 한국을 찾는다.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지휘자인 유리 얀코는 하르키우에서 태어나 하르키우 예술대학과 키예프 국립 음악학교에서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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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피해 큰 하르키우 필하모닉 수장…"야만적인 침략, 치켜보기 힘들어"
24일 부천필 정기연주회서 베토벤 '영웅' 지휘…"사명처럼 연주"
지휘자 유리 얀코 [부천시립예술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북부에 위치한 하르키우는 인구 147만의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악단인 '하르키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유리 얀코가 한국을 찾는다.

오케스트라의 전용 공연장은 공습으로 파괴되고 최근까지도 하르키우에 전쟁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한하는 유리 얀코는 7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의 현주소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전 세계를 돌며 사명처럼 연주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러'군 공격으로 부상한 하르키우 주민 구조하는 대원들 (하르키우 EPA=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의 한 주택에서 구조대원들이 부상한 여성을 옮기고 있다. 올레그 시네그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텔레그램 계정에 "하루키우 도심에 러시아 미사일 두 발이 떨어져 최소 4명이 다쳤다"고 썼다. 하르키우와 주변 지역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러시아군의 집중포격 대상이 돼 왔다. 2023.02.07 yerin4712@yna.co.kr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지휘자인 유리 얀코는 하르키우에서 태어나 하르키우 예술대학과 키예프 국립 음악학교에서 공부했다.

하르키우 스페셜 음악 학교 실내악단에서 지휘자를 역임하며 지역 예술 교육에도 적극 나섰으며 하르키우 지역에서 주는 '올해의 하르키우인 상'을 6년 연속 받는 등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최근 전쟁 피해가 커지고 있는 고향 하르키우의 사정에 대해 그는 "지켜보기 힘들 정도"라고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러시아의 침략으로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수백 개의 건물, 학교, 병원, 아동 기관이 파괴됐습니다. 이것은 야만적입니다."

하르키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머물던 유서 깊은 공연장도 폭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공연장의 외관과 행정관, 지붕이 심하게 손상됐다"며 "현재 하르키우에서는 음악 공연이 멈췄지만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의 다른 도시나 해외에서 공연할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 피격' 아파트서 작업하는 우크라 구조대원들 (하르키우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에 맞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달 30일(현지 시간) 구조대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전날 올레그 시네그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글을 올려 "러시아 미사일이 주택 건물에 충돌해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23.02.07 ddy04002@yna.co.kr

유리 얀코는 오는 24일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정기 연주회 무대에 지휘자로 오른다.

'영웅'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에서는 베토벤이 자신의 오페라 '피델리오'에 등장하는 여성 영웅 레오노레를 주제로 작곡한 서곡 '레오노레'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교향곡 3번 '영웅'을 차례로 들려준다.

유리 얀코는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베토벤 '영웅' 교향곡이 현재 저의 심경과 투지에 깊게 와닿았다"며 "모두 영광스러운 서사를 지닌 곡들"이라고 소개했다.

평생의 안식처였던 고향과 공연장이 파괴되어가는 상황에서도 음악 활동을 놓지 않고 있는 그는 "음악이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준다"고 말했다.

"제 원동력은 음악을 향한 사랑, 그리고 평화와 승리를 위한 저의 예술적 사명을 의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피로를 잊게 하고 제게 힘을 주죠. 선과 악의 투쟁 사이에서 음악과 예술이 우리의 전선이 되기를, 모든 우크라이나인에게 평화와 행운, 인내와 승리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올해 음악 활동의 계획을 묻는 말에는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은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신을 웃게 하고 싶다면, 당신의 계획을 신에게 말하라'는 말이 있죠. 신만이 앞날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한국에서 더 많은 프로그램으로 공연을 하며 한국 관객을 더 만나고 싶습니다."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포스터 [부천시립예술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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