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항 최고참 신광훈 "동료 떠나 외롭지만, 10년 전 영광 재현하겠다"
"김기동 감독 밑에서 새로운 축구 배우고 있다"
(제주=뉴스1) 김도용 기자 = 포항 스틸러스의 신광훈(36)은 2023년 프로 18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다. 소위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하지만 올 겨울은 유독 춥게 느껴진다. 절친했던 동료들도 팀을 떠났고 지난 시즌 당한 부상 탓에 몸 상태도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신광훈은 긍정적으로 현실을 바라보면서 10년 전 화려했던 포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다부지게 마음을 다잡고 있다.
포항의 동계 전지훈련지인 제주 서귀포에서 6일 뉴스1과 만난 신광훈은 가장 먼저 "외롭다"는 말을 꺼냈다. 지난 2021년 포항으로 돌아온 뒤 가까이 지내던 신진호(35‧인천)와 임상협(35‧서울)이 새로운 팀으로 떠나게 됐기 때문이다.
신광훈은 "사실 상협이의 이적은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정신적인 타격까진 없었는데, 진호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컸다. 프로다 보니까 좋은 대우를 받으면 이적하는게 자연스러운 데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서운함도 조금은 있다"고 옛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신광훈은 "진호와 상협이가 나가면서 내가 팀에서 해야될 역할도 많아진 것 같다. 전에는 진호가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단합시키고, 상협이는 어린 선수들을 잘 보살펴줬다. 이제는 내가 완벽하지 않지만 그런 역할도 해야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신적으로도 짐이 많은데 몸 상태도 완벽하지 않아 더 괴롭다. 신광훈은 지난 시즌 막판에 당한 오른쪽 무릎 부상이 완벽히 회복되지 않아 아직 정상적인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신광훈은 기본적인 체력 훈련과 볼 뺏기 훈련 뒤 피지컬 코치와 따로 개인 운동을 하면서 시즌을 준비 중이다.
신광훈은 "이제 나이가 적지 않아서 그런지 회복이 예전만큼 빠르지 않은 것 같다"고 웃은 뒤 "그래도 3월 중후반에는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시기에 맞춰서 잘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신광훈이 보다 여유 있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이유는 김기동 감독의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40세까지 선수 생활을 해 베테랑의 몸과 마음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 감독은 신광훈에게 "여유 있게, 완벽하게 다 회복해서 복귀하라"며 조급함을 내려놓도록 하고 있다.
과거 최고참 선배에서 이제는 스승이 된 김기동 감독의 존재는 선수 생활 말년을 향해가는 신광훈에게 큰 힘이 되면서 동시에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신광훈은 "2021년 포항에서 다시 감독님을 만났는데, 감독님께서 미드필더라는 새로운 포지션을 맡겨주셨다. 프로 입단 후 늘 오른쪽 풀백으로 뛰었던 내게는 버거운 자리였다. 그러나 감독님 조언을 들으면서 새로운 포지션에서 뛰며 또 다시 축구에 재미를 느꼈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과거 전북 현대 시절 최강희 감독님께서도 '축구는 은퇴하고도 실력이 늘 수 있다'고 예기해주셨다. 무언가 배우려는 마음과 의지만 있다면 선수는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과 다른 포지션에서 경기를 뛰면서 조언을 얻으며 새로운 경험을 쌓는다면 이것 역시 하나의 성장의 과정"이라며 아직 자신의 성장은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타고난 장사 체질 덕분에 그동안 웨이트 훈련과 거리를 두었던 신광훈이 이제는 웨이트 훈련에 집중하는 것도 김기동 감독 조언을 귀담았기 때문이다.
신광훈은 "그동안 웨이트의 중요함을 몰랐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님을 만나면서부터 웨이트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특히 나이가 많아지면서 웨이트의 필요성을 깨닫고 있다"며 "이제는 후배들에게 웨이트 운동의 필요성도 말해줄 정도"라고 밝혔다.
신광훈은 자신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는 김기동 감독과 함께 구단 창단 50주년 맞이 우승에 도전한다. 신진호, 임상협 등 주축들이 떠나 주변에서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신광훈은 자신감이 있다.
신광훈은 "우선 감독님의 지도력이 포항의 큰 힘이다. 감독님은 경기장 안에서는 빼어난 지도력으로, 경기장 밖에서는 선수들과 진솔한 소통을 통해 선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낸다"면서 김 감독의 존재가 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구단 창단 40주년이었던 2013년에 더블(K리그+FA컵 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이번에도 그때 그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 새롭게 합류한 제카, 오베르단, 백성동, 김인성, 김종우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새로운 팀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며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올 시즌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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