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그레인키의 '수구초심(首丘初心)'[SS포커스]

문상열 2023. 2. 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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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쪽으로 둔다는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을 뜻한다.

프로페셔널 선수들도 프리에이전트로 이팀 저팀 옮기지만 마지막에는 데뷔했던 첫 친정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레인키는 2012년 7월27일 밀워키에서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됐다.

사실 다저스는 그레인키, 류현진, 클레이튼 커쇼 등 구위가 좋았던 트로이카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할 적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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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그레인키와 나란히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14. 4.21. LA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쪽으로 둔다는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을 뜻한다. 프로페셔널 선수들도 프리에이전트로 이팀 저팀 옮기지만 마지막에는 데뷔했던 첫 친정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앨버트 푸홀스도 세인트로이스 카디널스로 돌아가 통산 703홈런으로 멋지게 마무리를 했다. 이제 명예의 전당 투표만 기다리면 된다.

지난 4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39세 잭 그렌인키의 1년 850만 달러 연장계약이 공식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연봉은 1300만 달러였다. 올해 로열스와는 9시즌이 된다.

그레인키는 플로리다의 아포카 고교를 졸업한 뒤 2002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번으로 지명됐다. 로열스에서 데뷔해 2009년 16승8패 평균자책점 2.19(1위)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구단은 FA를 앞두고 그레인키와의 장기계약이 어럽다고 판단해 2010년 12월 밀워키 벅스와 현금 포함한 2대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로열스가 확보한 외야수 로렌조 케인, 내야수 알시데스 에스코바르, 불펜의 제레미 제프리스, 제이크 오도리지 등은 즉시 전력이었다. 케인과 에스코바르는 2015년 로열스가 30년 만에 월드시리즈를 탈환할 때 핵심전력이 됐다.

그레인키는 2012년 7월27일 밀워키에서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됐다. 에인절스에서 13경기에 등판해 6승2패 평균자책점 3.53으로 에이스급다운 피칭을 과시했다. 시즌 후 FA가 돼 에인절스와 계약이 예상됐으나 돌연 방향을 바꿔 12월에 다저스와 6년 1억4700만 달러 장기계약을 맺었다. 류현진과 다저스 입단 동기다.

사실 다저스는 그레인키, 류현진, 클레이튼 커쇼 등 구위가 좋았던 트로이카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할 적기였다. 2015년 그레인키는 19승3패 평균자책점 1.66(1위)으로 최고의 구위를 과시했다. 다저스는 커쇼가 팀의 상징으로 포스트시즌 1번으로 등판시키면서 시리즈가 꼬였다.

그레인키는 다저스와 계약 때 3년 후 옵트아웃으로 FA가 되는 문구를 넣어 2015년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다시 시장에 나와 대박을 쳤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6년 2억650만 달러 계약으로 이적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경기 전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그레인키, 하렌, 커쇼가 류현진의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2014. 4.22. LA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교시절 유격수를 맡았던 터라 수비와 타격도 매우 능하다. 투수부문 골드글러브상을 6차례 수상했다. 실버슬러거상도 2차례 받았다. 통산 홈런 9개다. 그레인키는 성격이 독특하다. 미디어 프렌들리도 아니다. 가끔 질문에 4차원적인 대답으로 기자들을 갸우뚱하게 한다.

현재 현역의 황혼길이다. 1년 더 현역을 연장한데는 20년을 채우고 명예의 전당도 무시할 수가 없다. 19년 통산 223승141패 평균자책점 3.42다. 명전 자격이 충분하다. 그러나 자격 첫 해 미국야구기자단(BBWAA)의 신임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훈장이 사이영상 1회, 평균자책점 2회, 올스타 6회, 실버슬러거 2회 등이다. 아쉽게도 월드시리즈 우승은 없다. 로열스, 다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WS 정상에 오를 때 그는 다른 팀에 있었다.

자격 첫해 명전에 입회할 수 있는 가장 큰 카테고리는 3000탈삼진이다. 탈삼진 3000개 이상 작성 투수는 약물의 로저 클레멘스(4672)와 커트 실링(3116) 2명이다. CC 사바시아(3093)는 은퇴 후 5년 경과가 되지 않았다. 그레인키는 현재 통산 2882개를 기록하고 있다. 3000 클럽 마이너스 118개다. 구위가 문제다. 지난해 137이닝을 던져 73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수구초심의 그레인키의 2023시즌 행보가 흥미롭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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