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직전’ 미국 축구 시장, 심상치 않다

카타르월드컵에서 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 리그1(프랑스), 분데스리가(독일), 세리에A(이탈리아), 프리메라리가(스페인)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한 리그는 어디일까. 카타르월드컵 우승국 아르헨티나 대표 중 유럽파가 아닌 선수 2명이 뛰는 곳은 아르헨티나와 함께 어디일까. 유럽 5대 리그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평균관중을 기록한 나라는 어디일까. 답은 미국이다.
미국프로축구(MLS) 소속 선수 36명이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했다. 아르헨티나 멤버 26명 중 티아고 알만다는 미국 애틀란타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다. MLS 평균관중은 1만8014명으로 독일,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에 이은 7위다. 미국 ESPN은 최근 ‘MLS가 세계 최고 리그 중 하나임이 카타르월드컵에서 확인됐다’는 기사에서 “MLS 성장 속도가 달팽이처럼 느려 보이지만 월드컵을 보면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MLS는 최근 10년 동안 급성장했다. 미국에서 축구는 학교, 여성 중심으로 널리 보편화했다. MLS 평균관중도 2012년 대비 67% 늘었다.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 미국프로풋볼(NFL)과 경기장을 공동으로 쓰는 MLS 구단도 생겼다. 미국 스포츠 스폰서십을 연구하는 nvgt.com은 “미국은 축구를 좋아하는 중남미 사람 등 다국적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며 “다양한 국적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축구 팬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MLS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국적은 80개가 넘는다. 유럽 5대 리그는 50~60개 정도다.

MLS는 유럽 중심 축구판에 강력한 ‘언더독’으로 자랐다. 축구자산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 등에 따르면, MLS는 세계 축구 톱 10리그에 이미 진입했다. 1부리그 팀수 29개, 선수수 768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보다 많다. 리그 총수입은 유럽 5대리그 다음으로 많은 6위(14억6000만유로)다. 평균연령은 25.4세로 유럽 5대리그보다 젊다. 외국인 선수 비중도 54.2%로 잉글랜드(67.6%), 세리에A(61.5%)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미국 스포츠 매체 블리처스포츠는 경기력, 관중수 등 비경제적 요소만으로 평가하는 SPI(Soccer Power Index)에서 미국을 네덜란드, 독일, 잉글랜드에 이은 4위로 매겼다. 미국시장을 잘 아는 국내 에이전트는 “MLS 구단들은 젊고 전력도 평준화됐다”며 “미국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선수가 늘어나면서 유럽 스카우트도 미국에 상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존 세계 최고 축구리그 프리미어리그에는 뛰는 외국인 선수는 전체 선수 중 70%선인 350여명이다. 브라질(34명), 아르헨티나(14명)를 빼면 대부분 유럽이다. 그런데 미국이 9명나 된다. 이탈리아 5명, 크로아티아·우루과이 4명, 일본과 한국은 2명, 터키는 1명뿐이다. MLS 돈 가버 커미셔너는 “MLS로 가면 국가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다는 말이 이제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MLS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계기로 급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북중미월드컵은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 멕시코에서 열린다. 미국에서 열리는 60경기를 포함해 총 80경기 안팎이다. nvgt.com은 “북중미월드컵 관중이 총 45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80경기라고 치면 게임당 5만6000여명 꼴이다. MLS 가버 커미셔너는 “북중미월드컵이 MLS를 크게 성장시키는 기폭제가 되도록 로켓 연료를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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