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나온 김정은, 중앙군사위 소집···“전쟁준비 태세 엄격 완비”

박광연 기자 2023. 2. 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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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강 대 강’ 군사행동 논의했을 듯
통일부 “도발 등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주시”
‘미사일총국’ 존재 공개···핵무력 과시 의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당백 구호 제시’ 60주년 기념일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전쟁준비 태세 완비 문제’ 등 올해 주요 군사적 과제를 논의했다. 김 위원장의 활동이 공개된 건 올해 1월1일 이후 한달여 만이다. 앞서 김 위원장이 올해 기조로 천명한 대미·대남 ‘강 대 강’ 군사적 대결의 구체적 행동 방안을 다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핵 미사일 관련 조직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총국’ 존재가 공개됐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가 지난 6일 평양에 있는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중앙군사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했으며 리병철·리영길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군 관련 당·정·군 주요 간부와 지휘관들이 참석했다. 이달 말 농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 전원회의 소집을 결정한 당 정치국회의 개최 다음날 진행됐다.

북한 공식매체에 김 위원장 공식 활동이 공개된 건 한달여 만이다. 김 위원장은 새해 첫날인 지난달 1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바 있다.

통신은 이번 회의에서 “2023년도 주요 군사정치 과업과 군 건설 방향에 대한 전망적 문제들이 심도있게 토의되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화국 전체 무장력이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 앞에 지닌 성스러운 사명과 중임을 깊이 명심하고 사회주의 위업 완성을 위한 장엄한 여정에서 우리 인민이 전취한 역사적 승리들을 더욱 공고히 하며 주체의 사회주의 건설사에 새로운 발전의 장을 열어나가기 위한 우리 당의 방대한 투쟁과업을 무적의 군사력으로 억척같이 떠받들고 힘있게 개척해나가는 데서 백승의 위훈을 떨쳐가리라”는 기대·확신을 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군사 사업을 근본적으로 개선 강화하기 위한 기구 편제적인 대책을 세울 데 대한 문제, 조성된 정세에 대처하여 인민군대의 작전전투 훈련을 부단히 확대 강화하고 전쟁준비 태세를 보다 엄격히 완비할데 대한 문제”가 안건으로 다뤄졌다.

통신은 또 “현실 발전의 요구에 맞게 군대 내무규정의 일부 조항들을 새롭게 개정하는 문제를 비롯하여 군사정치 사업에서 일대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일련의 실무적 과업들이 연구 토의되고 해당한 결정들이 채택되였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김일성 주석이 ‘일당백’ 구호를 제시한 지 60주년이 되는 날에 열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일당백’ 구호제시 60돐이 되는 2023년을 공화국 무력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해,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강 대 강’을 천명한 대남·대미 군사적 행동 방안이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강 대 강, 정면승부의 대적투쟁 원칙의 강화 기조를 뒷받침하는 후속조치 논의도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해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제기된 국방력 강화 및 대미·대남 대적행동 구체화를 위한 계획, 조성된 정세에 대한 군사적 대응 방안 등이 핵심적으로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공세적인 훈련과 군사적 대응을 정당화 또는 명분화하기 위해 사전에 중앙군사위 형식을 통해 예고하고 조직화하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오는 8일 군 창건 75주년 대규모 열병식 등을 거치며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 실장은 “오는 8일 오후 5~7시 사이 건군절 열병식 개최 이후 한국 및 미국의 주요 훈련이나 움직임을 명분으로 한 군사적 대응 방식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중앙군사위 회의는 지난해 12월 당 전원회의 결정 사항 관철을 위한 후속조치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군 내부 결속을 좀 더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여러가지 도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선 북한 미사일총국 존재가 처음 공개됐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 뒷편 오른쪽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총국’이라고 적힌 깃발이 서있다. 과거 로케트공업부 등 명칭으로 존재한 미사일 개발 관련 조직이 확대개편된 것으로 분석된다.

깃발 마크에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이는 미사일 주위를 원자가 휘감은 듯한 타원 2개가 형상화돼있다. 핵미사일 관련 조직임을 추정할 수 있다. 열병식을 앞두고 미사일총국 존재를 의도적으로 드러내 핵무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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