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샷] 곰팡이병 때려잡는 ‘존 윅’ 천연물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23. 2. 7. 07: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할리우드 배우 키아누 리브스는 영화 '매트릭스'와 '존 윅' 시리즈에서 기계든 마피아든 혼자서 다 박살 냈다.

과학자들이 영화처럼 병원성 곰팡이를 때려잡는 천연물을 발견해 키아누 리브스의 이름을 헌정했다.

논문 제1저자인 세바스티안 괴체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지질펩타이드는 영화에서 키아누 리브스가 맡은 치명적인 역할처럼 곰팡이를 효과적으로 죽여 그의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일 연구진, 곰팡이 죽이는 천연물에 키아누 리브스 이름 붙여
잿빛곰팡이병에 걸린 딸기. 독일 과학자들이 박테리아에서 농사를 망치는 곰팡이를 없앨 천연물을 발견했다./AdobeStock

할리우드 배우 키아누 리브스는 영화 ‘매트릭스’와 ‘존 윅’ 시리즈에서 기계든 마피아든 혼자서 다 박살 냈다. 과학자들이 영화처럼 병원성 곰팡이를 때려잡는 천연물을 발견해 키아누 리브스의 이름을 헌정했다.

독일 라이프니츠 천연물·감염생물학연구소(Leibniz-HKI)는 6일(현지 시각) “피에르 스톨포스 박사 연구진이 박테리아에서 잿빛곰팡이병을 물리칠 천연물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잿빛곰팡이병은 보트리티스 시네레아(Botrytis cinerea)라는 학명의 곰팡이가 유발하는 병해로, 딸기와 포도, 토마토, 가지 등 200종 이상의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준다. 독일 연구진은 슈도모나스 속(屬)의 박테리아가 보트리티스 곰팡이만 골라 죽이는 지질펩타이드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지질펩타이드는 지방과 단백질 조각이 결합된 분자를 말한다. 연구진은 이 지질펩타이드에 ‘키아누마이신(Keanumycin)’이란 이름을 붙였다. 논문 제1저자인 세바스티안 괴체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지질펩타이드는 영화에서 키아누 리브스가 맡은 치명적인 역할처럼 곰팡이를 효과적으로 죽여 그의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아메바(파란색)와 슈도모나스 속 박테리아(녹색). 아메바는 박테리아를 먹고 사는데, 슈도모나스 속 한 박테리아는 오히려 아메바를 죽였다. 독일 과학자들이 이 박테리아에서 아메바와 곰팡이를 죽이는 천연물을 발견했다./Leibniz-HKI

키아누마이신은 아메바 실험에서 발견됐다. 원생생물인 아메바는 박테리아를 먹고 산다. 하지만 슈도모나스 속의 한 박테리아는 오히려 천적인 아메바를 죽였다. 연구진은 이 박테리아에서 아메바를 죽이는 지질펩타이드를 발견했다. 이어 지질펩다이드를 만드는 설계도에 해당하는 유전자도 찾았다.

연구진은 키아누마이신이 아메바와 유사한 곰팡이도 죽일 수 있다고 봤다. 연구소 배양 시설에서 키아누마이신을 생합성해서 젯빛곰팡이병에 걸린 실험용 수국에 뿌렸더니 실제로 보트리티스 곰팡이를 죽였다. 연구진은 “박테리아를 키운 배양액도 키아누마이신이 들어있어 그 자체가 천연 항진균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키아누마이신은 천연물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분해된다. 기존 농약처럼 토양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말이다.

키아누마이신은 사람에 감염되는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 곰팡이에도 효과가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칸디다 곰팡이는 입이나 식도, 생식기, 손·발톱에 감염되는 곰팡이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연구진은 키아누마이신은 인체 세포에는 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무좀약 광고에 키아누 리브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국제 학술지인 ‘미 화학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에 실렸다.

참고자료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DOI: https://doi.org/10.1021/jacs.2c11107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