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개발자 운영기 : 콘테크로 건축과 소통하는 법

매거진 2023. 2. 7.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콘테크로 완성하는 요즘 주택_ 4편

어느새 깊숙이 들어온 콘테크(Con-Tech)가 건축현장을 바꿔나간다. 건축 최일선 현장소장부터 건축주, 건축가, 그리고 개발자까지. 건축에 관련된 여러 시선을 통해 디지털 집짓기의 현재를 만난다. 그 네 번째로 현재 우리나라 건축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콘테크 서비스 그룹, ‘아이콘’으로부터 콘테크의 의미와 그들이 만들어나가려는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순서
1. 현장소장 건축기 ① : 현장소장이란
2. 현장소장 건축기 ② : 집이 지어지는 과정
3. 건축가 주택 리뷰 : 양원지구 상가주택
4. 콘테크 운영기 : 아이콘이 제시하는 건축
5. 건축주 건축기 :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법
아이콘 개발팀

사람과 사람, 사람과 건축현장을 이어주는 콘테크도 서비스를 개발하고 유지하는 사람이 없다면 단순한 홈페이지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앞서 3회에 걸쳐 만나본 현장소장과 건축사사무소 소장의 콘테크 활용기도 이들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다방면에서 열심히 뛰지 않았다면 두꺼운 종이 현장일기와 보고서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카스웍스와 하우스플래너 서비스를 개발한 아이콘이라는 콘테크 플랫폼이 어떻게 현장을 바꿔나갔는지, 아이콘을 대표해 전성환 이사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콘테크 이야기를 3개월에 걸쳐 들었지만,  
여전히 콘테크는 낯선 표현이다. 콘테크는 무엇인가

‘콘테크’는 건설을 뜻하는 영문 ‘Construction’과 기술을 뜻하는 영문인 ‘Technology’가 결합한 합성어(con-tech)다. 한국에서는 ‘스마트 건설기술’이라는 용어로 통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는 콘테크라는 표현이 더 자주 사용되고 있다.

건설 산업에 투입되는 다양한 자원을 디지털 자료로 변환하여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각종 혁신 기술을 말한다. 조금 더 풀어보면 자재나 인력, 장비, 설계 등을 얼마나 확보하고 어디에 언제 투입할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자원을 사용했고, 앞으로의 계획과 지금까지의 공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부 또는 전체 기술들을 말한다.


콘테크라는 기술은 왜 생겼고,
왜 중요해지고 있나

개념 자체는 그 이전부터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최근 3~4년 사이 콘테크 시장이 부쩍 주목받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건축현장으로만 한정해도 2021년 광주 주택 리모델링 붕괴 사고, 재개발 철거현장 사고와 2022년 광주 아파트 공사현장 외벽 붕괴사고 등 연이어 대형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터졌다. 2022년 1월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시공사들이 현장관리를 보다 체계화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인 것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콘테크를 표방하는 플랫폼들도 근래 서비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콘테크의 예로는 무엇이 있나

국내에서 꼽자면 일단 우리 아이콘의 ‘카스웍스’와 ‘하우스플래너’가 대표적이라고 생각한다(웃음). 건설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들과 서비스들이 때로는 경쟁하고, 한편으로는 협업하며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건축 규모 검토 서비스인 ‘플렉시티’, AI 설계 솔루션과 모듈러 건축의 ‘텐일레븐’, 드론 기반의 건설현장 관리 ‘엔젤스윙’이나 ‘메이사’, 에르사츠의 건축 플래너 ‘올라’, IoT 기반의 건설현장 안전관리 서비스인 ‘무스마’ 등이 그 예다.

1 카스웍스와 하우스플래너 모두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현장 피드백을 반영한 개선과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 시공사와 건축주뿐 아니라 건축사사무소와도 긴밀히 협의하며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3 3D 카메라를 이용해 현장을 담고 있는 모습. 아이콘에서는 이렇게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건축주가 보다 건축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콘테크 이전의 건축현장은 어땠나

의사소통에 초점을 맞추자면, 일부 대형 건설사와 달리, 대다수 소규모 건축현장은 단편적으로만 디지털화가 이뤄졌을 뿐인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엑셀’이나 워드프로세서로 보고서를 만들고, 현장 사진을 ‘카카오톡’이나 ‘밴드’ 같은 메신저, SNS로 공유하는 식이다. 현장이 바뀔 때마다 새로 ‘톡방’을 파고 정보를 주고받는데, 건축현장에서 쓰라고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아니다 보니 회사 내부에 정보가 체계적으로 축적되지도 않고, 때론 긴 시간이 지나 메시지가 유실되거나 따로 살펴보기도 어려웠다. 이러다 보니 때로는 의사소통이 안 돼 결정 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도 왕왕 있었다.


아이콘은 어쩌다 콘테크라는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되었나

2017년에 타운하우스 건축현장을 방문했던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때의 건축현장에서도 정보전달이 불균형하고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현장 인력들의 안전에도 위협이 되는 상황이었다. 고민해보면 어떤 특수한 작업 설비나 비싼 자재가 필요한 일도 아닌, 우리가 보기에 정말 간단한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간 준비를 거쳐 2018년, 첫 서비스인 ‘하우스플래너’를 론칭하게 됐다.


하우스플래너는 어떤 서비스인가

간단히 줄이면 명확한 의사 소통 등 간단한 몇 가지의 기능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를 현장-건축주 사이에 공유하는 서비스다. 정보 공유를 위해 현장에 실시간 카메라를 설치하고, 의견을 빠르게 나누고 결정할 수 있도록 설치없이도 사용이 쉬운 *SaaS 방식을 택하게 되었다. PC나 모바일 무엇으로도 언제든 의견 교류가 가능하고, 집이 완성된 후에는 그 기록을 내려받아 집의 내력을 볼 수 있는 기록물로 보관할 수 있다.


*SaaS란?
Software as a Service의 약자로,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컴퓨터에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 아닌, 온라인에 접속해 그 상태에서 이용하는 방식.


4,5,6,7 아이콘 서비스에서 언제, 어디에서나 건축 현장을 생생히 만나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아이콘 인원이 공사 전에 파견되어 현장 카메라 설치를 돕는다.


카스웍스는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

건축주와 시공사가 소통하는 플랫폼(하우스플래너)을 제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공사들의 목소리를 들을 일이 많았다. 시공사들도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 대체로 회사 내부에서도 공사 현장을 관리할 인력이 부족한 게 문제였다. 부족한 인력 탓에 현장에 소홀해지고 관리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우리가 볼 때 이 문제는 자료의 디지털화와 이를 각 건축 주체와 잇는 네트워크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리라는 생각이었다. 그 고민의 결과가 ‘카스웍스’다. 첫 출시부터 지금까지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한 기능들을 추가했고, 앞으로도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다.


콘테크를 도입하면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우선은 리스크 관리다. 건축 프로젝트는 아무리 소규모라고 해도 다양한 협력업체와 수많은 인원이 투입되기에 관리할 리스크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최근 3년간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중소규모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566명, 2022년 건설현장 안전사고는 2,400여 건에 달하는 건설 산업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카스웍스의 경우 원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현장 카메라와 네트워크로 직접 연동되고, AI 학습을 통해 헬멧 착용 확인, 화재 감지 등의 기능도 더해질 예정이다. 이처럼 콘테크 서비스는 리스크 관리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리스크 뿐만 아니라 공기 단축, 공사 품질 상승, 효율적인 인력 관리와 비용 절감 등 현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단절되어 있던 협력업체 간의 소통을 해결해 시너지를 높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카스웍스는 현장 소장과 시공사, 건축사사무소 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현장의 오류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서포트한다. 시공사 회사 내부에서도 보고가 간편하고 정밀해지니 정확한 판단과 지시를 할 수 있어 현장 능률을 높인다. 건축사-시공사뿐 아니라 시공사-하도급업체와의 소통도 마찬가지다.

8 아이콘의 콘테크 서비스인 카스웍스 UI 모습. 실시간 현장 카메라와 소통 채팅창, 그리고 공정 계획 및 진행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적용해 본 현장 반응은

현장 생산성이 높아지니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도입하는 시공사가 늘고 있고, 건축사나 시공사가 건축주에게 권장하는 사례도 많다. 나이 지긋한 현장 소장도 ‘인터넷 쇼핑 수준’이라면서 금세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건축주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오히려 현장소장이나 건축사가 자기 비용으로 쓰겠다는 경우도 있어 내부에서도 놀란 적도 있었다. 전국에서 다수의 현장을 다녀야 하는 건축사 소장의 활용 예도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선 현장소장들도 본인들이 쓸 도구라고 생각해서인지 우리에게 아이디어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주고 있다.


어떤 현장이 가장 기억에 남나

서울 성수동의 한 상가주택 건축주 사례가 생각난다. 외국 출장이 빈번한 건축주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소통과 결정에 문제를 느끼기 시작했다. 시공사 선정 후에도 건축주 교육과 다양한 솔루션들을 조사하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그 불안감을 떨쳐내기 어려워했다.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던 중 하우스플래너를 소개받고 이용한 분이었다.

그는 외국에 있을 때도 하우스플래너의 실시간 현장 카메라를 통해 건축현장을 확인했다. ‘건축주 할 일’과 ‘요청사항’ 등을 통해 중요한 의사 결정을 기록으로 명확하게 남기고 처리했다. 다양한 인원이 참가해 여러 단계를 거치는 게 공사인 만큼 누구 하나의 잘못이나 의사 결정을 미루면 공사지연과 비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하우스플래너로 이를 막고 건축 품질 향상까지 끌어내니 이용료 이상의 가치까지 얻게 되었다며 우리에게 감사 인사까지 해주신 사례가 있었다. 이 외에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소중한 건축주 사례들이 많이 있다. 또 소개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9 현장에서 노무자 관리는 상당히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카스웍스에서는 매일 기록되는 현장 일지를 바탕으로 그간의 노무자 통계를 인포그래픽으로 볼 수 있다.


아이콘이 콘테크를 통해 만들고 싶은 건축현장이란

다른 분야에서는 이미 IT 기술의 도입으로 기존 산업에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검증이 끝났다. 우리는 카스웍스와 하우스플래너 등 IT 기술을 접목한 우리의 혁신을 통해 건설 산업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회복해 발전을 가속하고자 한다. 건축에 종사하는 여러 관계자들이 더욱 가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건축주도 더욱 소중한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더 많이 듣고 노력하려고 한다.


취재_ 신기영  |  취재협조_ 아이콘 1666-1967, http://ai-con.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3년 2월호 / Vol.288  www.uujj.co.kr


Copyright © 월간 전원속의 내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