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정월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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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은 산사(山寺)의 스님들도 밖으로 나서는 때이다.
정월대보름의 여러 세시풍속은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시점에 액운을 막고, 풍요를 기원하는 농경문화의 소산이다.
대보름에 즈음해 드디어 마스크를 벗었고, 코로나 확진자 통계 문자 안내도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한다.
산사의 스님들이 안거를 끝내듯, 가림막을 걷어내고 맨얼굴로 마주하는 정월대보름이 지난 3년간 어쩔 수 없이 잊고 살았던 대동과 교감 회복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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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은 산사(山寺)의 스님들도 밖으로 나서는 때이다. 3개월간의 두문불출 동안거(冬安居) 수행 정진이 대보름을 맞아 해제된다. 민간의 풍속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겨우내 움츠렸던 심신이 기지개를 켜듯 야단법석 축제 마당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예로부터 흥이 남달랐던 민족이니 풍요의 상징인 한해 첫 만월(滿月)을 그냥 무심히 넘길 리 없다. 추석 한가위가 감사의 대상이라면, 정월의 보름달은 평안과 발복을 기원하는 소망이 넘친다. 그래서 세시풍속의 백화점이라고 할 만큼 많은 놀거리 마당이 펼쳐지고, 먹을거리 또한 푸짐하게 제공됐다. 부럼 깨기, 더위팔기, 오곡밥·약밥 먹기는 기본이고, 줄다리기와 윷놀이, 지신밟기, 차전놀이 등으로 온 나라, 방방곡곡이 떠들썩했다. 여러 이웃집의 밥을 나눠 먹으면 그 해 운수가 길하다고 해 집집을 돌며 밥을 얻어먹는 풍속도 있었으니 이웃과 담을 쌓고 사는 요즘 세태로 보자면 참으로 다정다감한 명절이었다.
동네 아이들은 더 바쁘고 신났다.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의 불놀이가 달밤을 더욱 환하게 밝히기 때문이다. 불장난이 공식적으로 허용되는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진이 가득 찬 ‘관솔 가지’를 모아 깡통 속에 채운 뒤 저녁 밥을 먹기 바쁘게 마을 언덕이나 논두렁을 찾아 ‘망우리’를 돌렸다. ‘망우리’는 망월(望月)을 쉽게 읽으면서 변한 말인데, 불붙은 깡통에 긴 철삿줄을 연결해 크게 돌리면서 그리는 궤적이 마치 여러 개 보름달이 뜬 것 마냥 현란하고 아름다웠다.
정월대보름의 여러 세시풍속은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시점에 액운을 막고, 풍요를 기원하는 농경문화의 소산이다. 여러 사람이 어우러지는 대동놀이가 많은 것도 집단 노동이 필요한 농경사회 공동체 단합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보름에 즈음해 드디어 마스크를 벗었고, 코로나 확진자 통계 문자 안내도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한다. 산사의 스님들이 안거를 끝내듯, 가림막을 걷어내고 맨얼굴로 마주하는 정월대보름이 지난 3년간 어쩔 수 없이 잊고 살았던 대동과 교감 회복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원한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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