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으로서 권리"라지만 커지는 전대 개입 논란... 정당민주주의 훼손 지적도

김현빈 입력 2023. 2. 7.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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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히 한 명의 당원이 아니라 국가 수반이자 행정부의 대표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어떤 입김이 들어가는 것으로 비친다"며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듯, 정당의 민주주의도 중요한데 그러려면 당원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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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극히 비상식적인 행태”,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 등 대통령의 직접 발언이 공개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어서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는 ‘당원으로서의 권리’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전대에 혼동을 준다면 바로잡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명분에도 불구하고 당대표를 뽑는 선거에 대통령이 개입하는 모양새로 공정성과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윤 대통령의 ‘전대 개입’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대 개입, 당무 개입이라는 말은 옳지 않다. 대통령도 당원으로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월 300만 원을 내는 당원이다. 국회의원은 한 달에 30만 원을 낸다"며 "당원으로서 대통령이 할 말이 없겠느냐"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우리 당의 최고 당원이고 1호 당원”이라며 “당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일절 얘기하면 안 된다는 프레임이 어디에 있나. 비상식적인 얘기”라고 대통령실 입장을 거들었다.

하지만 '당에 대한 정당한 권한 행사를 당무 개입으로 모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맞는다 해도 대통령이 당 행사와 관련해 구체적 언급을 하는 것이 맞느냐는 반론이 적지 않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히 한 명의 당원이 아니라 국가 수반이자 행정부의 대표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어떤 입김이 들어가는 것으로 비친다”며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듯, 정당의 민주주의도 중요한데 그러려면 당원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여러 번 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 국면에서 ‘윤심(尹心)’ 논란이 일자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어떤 논평이나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지난해 8월 17일 취임 100일 회견), “대통령으로서 당무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지난해 9월 2일 도어스테핑)고 반박했던 것이 윤 대통령 본인이었기 때문이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안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윤심'을 거론할 때는 침묵한 것과 대비돼서다. 대통령실은 또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이 탈당해 신당 창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는 김기현 의원 후원회장인 신평 변호사의 발언에도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는 “다른 후보들이 관저 식사를 했다거나 윤심은 자신들에게 있다는 발언은 허용되고 안 의원의 ‘연대’ 발언에는 격노하면 형평성이 맞지 않다”며 “특히 신 변호사의 ‘대통령 탈당’ 발언이 더 문제일 수 있지만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칫 대통령이 당대표 선거에 개입하는 인상은 향후 전대 이후에도 내내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대 결과에 대한 공정성 시비와 정당 민주화 퇴색 논란이 대표적이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 교수는 “최근의 모습은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당의 자율성이나 정당 민주주의에 분명히 위배되는 행태로 보일 수 있다”며 “여권 내에서 권력에 대한 건강한 견제와 비판이 사라질 것이란 인식이 팽배해지면 (다음 총선에서) 중도층이 돌아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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