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명 자르고 한가하게…” 골드만삭스 CEO 취미 논란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3. 2. 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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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 디제잉 취미로 본업엔 소홀 지적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가 사장 시절이었던 2017년 뉴욕의 한 전자음악 페스티벌에서 디제잉을 하는 모습. 당시는 예명을 썼지만 이 취미가 월가에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CEO 자리를 거머쥐게 된 뒤엔 본명을 쓰고 있다. /EM 어워즈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경영 악화로 휘청거리는 가운데 최고경영자(CEO)의 취미 생활이 도마에 올랐다. 데이비드 솔로몬(60) CEO는 전자댄스음악(EDM)을 전문으로 하는 아마추어 디스크자키(DJ)로 유명한데, 그의 취미 생활이 업무상 이해 충돌을 일으키고 본업에 소홀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솔로몬은 지난해 6월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 ‘아이 워너 댄스 위드 섬바디’를 리믹스한 음원을 발표,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에서 월 구독자가 13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이 곡의 저작권을 보유한 음반사로, 골드만삭스의 고객사인 프라이머리웨이브가 미 대중음악인 순위가 3만7547위에 불과한 솔로몬에게 세계적 히트곡의 리믹스 권리를 건네자 음악계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또 그래미상 수상자인 유명 음악 프로듀서 라이언 테더와 함께 작업한 솔로몬의 다른 곡이 800만회 이상 스트리밍 된 것에 대해서도 솔로몬의 음악성만으로 볼 땐 불가능한 ‘특혜’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라고 NYT는 전했다.

솔로몬은 2018년 CEO 취임 전까진 ‘DJ D-솔’이란 예명으로 비밀리에 활동했다. 사내 경쟁자가 그의 취미를 폭로했지만 오히려 “신선하다”며 환영을 받았다. 지금은 본명을 쓰며 ‘낮일(CEO)’과 ‘밤일(디제이)’을 병행하고 있다. CEO가 된 직후 자신만의 음반사를 차리기도 했다. 그는 “금융가인 내가 디제잉을 하는 것은 좌뇌와 우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업무에는 철저히 집중한다”며, 디제잉으로 번 수익 전액은 자선 단체에 기부한다고 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1월11일 4분기 실적발표에서 1년새 순익이 66% 급감하며 11년만의 최악 실적을 낸 가운데, 대규모 감원 소식이 알려지자 뉴욕 본사의 직원들이 뒤숭숭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NYT와 음악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솔로몬이 출장 명목으로 회사 전용기를 타고 시카고에 간 뒤 인근 뮤직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것을 두고 사내에서 비판이 일었다고 한다. 그가 공연 관련 일정 관리나 수익 기부 활동에 회사 직원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솔로몬의 ‘투잡’이 도마에 오른 건 골드만삭스의 경영난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4분기 순익이 1년 전에 비해 66% 줄면서 11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직원의 6%에 해당하는 3200명을 해고하는 등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대 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전용기 매각과 출장 자제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솔로몬 자신의 연봉도 30% 깎여, ‘월가 연봉 왕’ 자리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에게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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