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이라 좋다, Busan is good!’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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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브랜딩은 다른 얘기다.
브랜드는 사람들 마음속에 떠 오르는 '생각, 연상 등'의 집합체다.
부산의 도시브랜드 슬로건으로 '부산이라 좋다(Busan is good)'가 선정되었다.
실체가 변하고 그것이 경험되면서 저절로 '부산이라 좋다'는 반응이 나올 때 그때 부산의 도시브랜드는 비로소 완성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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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브랜딩은 다른 얘기다. 브랜드는 사람들 마음속에 떠 오르는 ‘생각, 연상 등’의 집합체다. 브랜딩은 ‘이름 짓고, 디자인하고, 슬로건을 만드는 작업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요즘에는 목표 인식을 잘 떠오르게 하려는 모든 작업을 브랜딩이라고 한다. 브랜딩을 잘하는 방법은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와서 보니, 살아 보니 정말 그렇다”고 반응하게 하는 것, 직접경험이다. 가보지 않았어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경험하는 것? 간접경험이다. 따라서 브랜딩의 핵심은 경험이다.
간접경험을 만드는, 그리고 직접경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슬로건이다, 자동차 볼보(Volvo)의 브랜드 슬로건은 ‘VOLVO for life(목숨을 생각하면 볼보)’이다. 목표 인식은 ‘안전’이다. 볼보는 안전, 한 마디만 남기려고 했고 그래서 성공했다. 실체 변화도 안전 하나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처럼 기업의 슬로건은 좁힐수록 효과적이다.
도시브랜드는 다르다. 부산 정도 되는 대도시일수록 슬로건에 지향점과 정체성을 바로 담기란 불가능하다. 도시는 거주하는 사람들도 다양하며, 찾아주는 사람들마저 한 종류로 묶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브랜드의 슬로건은 포괄적이어야 한다. 기업브랜드의 슬로건은 뾰족하게 찔러야 하지만 도시브랜드의 슬로건은 넉넉히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아이 러브 뉴욕(I♥NY)’은 누구나 들어 본 슬로건이다. 베를린의 ‘Be Berlin’ 또한 유명하다. 하지만 슬로건만 봐서는 해당 도시의 정체성을 떠올리기는 어렵다. 뉴욕 대신에 부산을, 베를린 자리에 부산을 넣는다고 어색해지지도 않는다. 1970년대 말, 뉴욕은 경기 침체로 파산을 걱정해야 했고 높은 범죄율 때문에 거주민 80만 명이 떠나가는 도시였다. 그때 시민의식 조사를 해보니 뉴욕 사람들 마음 깊은 곳에는 그래도 뉴욕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슬로건이 ‘아이 러브 뉴욕(I♥NY)’이다. 참으로 단순한 슬로건이지만 중요한 것은 실체의 변화와 경험이다. 뉴욕은 치안 문제부터 해결하는 등 사랑받을 만한 도시가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슬로건으로 선언하고 실천이 따랐기에 브랜딩의 성공사례가 된 것이다. 2008년 베를린은 ‘Be Berlin’ 캠페인을 시작했다. 베를린은 세 가지 지향점을 정립해 놓은 상황이었다. 살기 좋은 곳, 비즈니스를 위한 앞서가는 곳, 그리고 여행목적지가 되는 것. 이 세 가지 지향점을 한 문장의 슬로건으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Be _ , Be _ , Be Berlin!”이라는 형식으로 다채롭게 슬로건을 채우도록 유도했다. “Be open, be free… be Berlin”, “Be hip, be hop… be Berlin” 이런 식으로 그들의 지향점을 여러 방식으로 담아서 표방했다.
부산의 도시브랜드 슬로건으로 ‘부산이라 좋다(Busan is good)’가 선정되었다. 부산의 정체성, 지향점과 부산시민의 자부심을 담는 그릇의 역할을 하게 되는 슬로건이다. “마, 부산!”이면 슬로건으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부산시민의 자긍심은 높다. 그래서 ‘부산이 좋다’가 아니라 ‘부산이라 좋다’다. 시민의식 조사 결과 부산은 더 글로벌해져야 하고, 포용성과 개방성이 중요하고, 부산의 독특함은 이어져야 하며, 앞으로도 역동적이어야 한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영문 슬로건 ‘Busan is good’에서 “good”은 글로벌(Global), 개방성(Open), 고유성(Original), 역동성(Dynamic)의 의미를 담는 열쇳말로 선정된 것이다.
향후 ‘Busan Is Good’의 앞 글자로 “BIG Busan” 캠페인으로 진화할 것까지 고려했다. 중요한 것은 실체변화의 방향성까지 담았다는 것이다. 일하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 관광하기 좋은 도시 등 부산의 발전방향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게 설계되었다. 이제 선언은 이뤄졌다. 남은 것은 선언에 맞는 실체의 변화다. 실체가 변하고 그것이 경험되면서 저절로 ‘부산이라 좋다’는 반응이 나올 때 그때 부산의 도시브랜드는 비로소 완성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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