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pick] “인류보다 위대한 건 화산” 외

이태훈 기자 입력 2023. 2. 7. 0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화산만큼 사랑해

‘이 세상에 불이 존재했습니다. 그 불 안에 두 연인이 살았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이런 내레이션과 함께 시작된다. 주인공은 프랑스의 지구화학자 카티아와 지질학자 모리스 크라프트 부부. 1966년 처음 만나 1991년 일본의 화산에서 함께 세상을 떠나기까지, 두 사람은 무모할 만큼 겁 없이 세계의 화산들을 함께 누볐다. 이 다큐는 무엇이 지구의 심장을 뛰게 하는지 궁금했던, 평생 자연의 연금술의 비밀을 추적했던 두 화산학자의 동행기다.

둘은 프랑스·독일 접경인 알자스에서 2차 대전을 겪으며 자랐고 젊은 시절 베트남전 반전 시위에도 참여했다. 이들에게 세상은 불확실성의 장소였다. “카티아와 나는 인류에 실망했기 때문에 화산학을 택했어요. 화산은 인간보다 위대하니까요.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것에 관한 연구니까요.”

1968년 아이슬란드에선 용암류를 관찰하던 남편의 다리 피부가 화상 때문에 불탄 양파 껍질처럼 벗겨졌다. 1970년 신혼여행지 산토리니의 화산섬에선 자식 대신 오직 화산만 생각하기로 뜻을 모았다. 연기 기둥이 솟구치고 화산탄이 비처럼 떨어질 때 이들은 도망치는 대신 분화구를 향해 더 다가가며 말한다. “야수에게 다가가는 건 늘 짜릿하니까요.” 화산 분화를 예측하고 대피 계획을 세워 무고한 희생을 막으려 했던 두 사람의 노력은 죽음 뒤에야 결실을 맺는다.

올해 미 아카데미상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유력 후보. 원제 ‘Fire of Love’.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

클래식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음악감독 김민)의 ‘모차르트 마라톤’이 종착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을 10차례에 걸쳐서 연주 녹음하는 대장정이 막바지에 이른 것.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8차례 공연이 연기되는 악전고투 속에서 이룬 성과라서 의미가 작지 않다. 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마지막 10번째 연주회에서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협연 조재혁)과 교향곡 41번 ‘주피터’ 등을 들려준다. 연주 실황을 담은 한국 첫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음반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티캐스트

영화 ‘안녕, 소중한 사람’

삶의 종착점 앞에 선 아내와 그를 곁에서 바라보는 남편의 심경은 어떤 걸까. 유럽 합작 영화인 ‘안녕, 소중한 사람’은 지난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작. 희소성 폐 질환을 앓는 아내 엘렌(비키 크립스)이 노르웨이 여행을 홀로 떠나기로 하자, 남편 마티유(가스파르 윌리엘)의 근심도 커진다. ‘그 어느 때보다 더(Plus que jamais)’라는 역설적 원제(原題)처럼 담담한 시선에서 죽음을 껴안고자 하는 시선이 돋보인다. 영화 ‘팬텀 스레드’로 깊은 인상을 남긴 비키 크립스의 연기 폭을 확인할 수 있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연극 ‘휴먼 코메디’

‘가족’ ‘냉면’ ‘추적’ 등 세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 광대극.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명품 코미디다. 이별 순간을 포착하는 ‘가족’은 사진 찍고 식사하고 태어날 아이 이름을 짓는 과정이 우울하면서도 희극적이다. ‘냉면’은 노래와 율동의 엇박자가 재미있다. 배우 6명이 세 칸막이 속으로 사라졌다 나타나며 14가지 배역을 연기하는 ‘추적’은 연극이 배우 예술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홍승균·윤성한·이승우 등이 출연한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임도완 연출로 19일까지 건대입구역 앞 나루아트센터.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베토벤’

어린 시절 학대당한 상처를 가진 베토벤이 예술을 사랑하는 여인 토니를 만나 변화하고 위대한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따라간다. EMK뮤지컬컴퍼니가 서울에서 세계 초연했다. ‘비창’ ‘월광’ ‘운명 교향곡’ 등을 현대적으로 편곡했는데, 베토벤이 부르는 ‘사랑은 잔인해’와 토니의 ‘매직 문’이 특히 아름답다. 무대와 의상도 화려하다. 다만 베토벤이 왜 금기(禁忌)와도 같은 사랑에 빠져드는지에 대한 설명이 박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박효신·박은태·카이가 베토벤을 나눠 맡는다.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