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빙하기에도 신고가 찍은 아파트… 이유가 있다
“부동산 경기는 침체돼 있지만 여기는 상황이 다릅니다. 입지와 상품성 측면에서 희소가치가 높은 서울 강남 하이엔드 주택이라는 점에서 문의 전화와 고객 방문이 꾸준합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분양 중인 ‘브라이튼 N40′. 작년 6월 완공한 강남에서 보기 드문 하이엔드 민간임대 상품이다. 최근 분양 전환에 들어갔는데 50평 이상 대형 주택은 이미 계약이 모두 끝났다. 분양회사 관계자는 “통상 강남 하이엔드 아파트는 ‘입소문’을 통해 팔리는데, 브라이튼 N40도 입주민 소개로 찾아오는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고급 주택이다보니 품질과 커뮤니티 시설, 주거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했다.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전국 주택 경기가 얼어붙었다. 단기 급등했던 경기 광명·동탄, 인천 송도 등 일부 지역은 고점 대비 30~40%씩 급락했다. 하지만 예외인 곳도 있다. 바로 서울 강남과 용산구 한남동·성동구 성수동 등지의 하이엔드 주택 시장은 뜨겁다. 전문가들은 “고액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희소성있는 고급 주택은 금융 위기나 경기 침체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고급주택은 금리 충격 덜 받아
대표적인 단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 한남’이다. 이 아파트는 집값 하락이 본격화한 작년 말에도 신고가를 찍었다. 이 단지 전용 206㎡는 작년 11월 94억 5000만원에 실거래했다. 직전 신고가보다 9억 5000만원 올랐다. 성동구 성수동 대표 단지인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복층형 펜트하우스 전용 264㎡는 지난해 9월 130억원에 팔렸다. 이 주택형은 4채만 있는데 분양 이후 처음 매매한 것이다. 2017년 분양가(60억5000만원)와 비교해 5년 새 2배 이상 올랐다.
고급 주택 집값 강세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평균 6.2% 하락했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소위 ‘영끌족’이 몰렸던 도봉구는 9.6%, 노원구는 8.5% 떨어졌다. 반면, 고가 주택이 많은 서초구(-2.9%)와 강남구(-4.8%)는 낙폭이 적었다.
경기 하락기에도 하이엔드 주택이 강세인 이유는 뭘까.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15억원 넘는 주택은 대출이 전면 금지됐는데 어차피 이런 집을 사는 수요자는 대출을 거의 받지 않는다”며 “최근 집값을 좌우하는 금리 영향에서 자유로운 셈”이라고 했다.
강남 고급 주택은 투자보다 실수요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고급 주택은 대부분 자산가들이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며 “강남이라도 투자 목적 구입이 많았던 강동·송파구 일대 대단지 아파트는 하락기에 차익실현 목적으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 변동이 큰 편”이라고 했다.
◇”입지·가격 경쟁력 있으면 수요 몰려”
주택 분양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강남 고급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신영이 최근 강남구 논현동에 공급한 ‘브라이튼 N40′은 지하 4층~지상 최고 10층 5개동 전용 84~248㎡ 총 148가구다. 이 아파트는 분양 당시부터 하이엔드 주거 수요를 겨냥해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중대형 주택인데다 테라스하우스와 펜트하우스 같은 특화 평면을 주로 배치했다. 세계적 건축가인 장 미셸 빌모트가 디자인한 외관도 품격있고 독특하다는 평가다. 입주민 커뮤니티 공간과 주거 서비스도 호텔급이다. 피트니스·실내골프·GX룸 등으로 구성한 ‘웰니스 라운지’, 오픈 키친·홀·와인랙으로 구성한 ‘프라이빗 라운지’ 등이 있다.
대형 주택형은 이미 모두 팔렸다. 전용 84~130㎡ 일부 주택형만 남아 있다. 분양회사 관계자는 “논현동에선 보기 드문 하이엔드 아파트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도 있다는 평가를 받아 수요자가 주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금리가 정점을 지나고 있고 윤석열 정부가 비정상적인 부동산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있어 청약 수요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분양 시장에서도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에만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옥석가리기’ 현상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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