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킨텍스 대표의 월급 반납

이연섭 논설위원 2023. 2.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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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이 광고를 1년 동안 보관해 주세요.” 옛 새누리당이 2016년 4월11일 일간지에 낸 ‘대한민국과의 계약’ 광고다.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20대 국회의원 후보들이 ‘2017년 5월31일까지 5대 개혁과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년 치 세비를 기부 형태로 반납하겠다’는 글을 실었다. 김무성 대표의 자필 서명도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세비 반납까지 공약했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계약에 서명한 56명 가운데 31명만 의원 배지를 달았다. 그리고 약속한 기한까지 5대 개혁과제는 이행되지 않았다. 예상대로 쇼로 끝났고, 국민들은 또 우롱당했다.

국민들은 민생은 뒷전인 채 정쟁만 일삼는 의원들에 대해 반감이 크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맞게, 일하지 않으면 세비를 반납하라한다. 의원들은 못 들은 척 외면한다. 올해 1월 국회는 30일에 본회의가 단 하루 열렸다. 그럼에도 의원들은 1천만원 넘는 세비와 국회가 열리면 자동으로 받는 한 달 100여만원의 특별활동비 수당을 챙겼다.

국회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 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일도 안 했는데 세비를 받을 수 없다”며 세비를 반납한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 반년간 사개특위 위원장 몫으로 나온 매달 700여만원의 세비 4천여만원을 기부한다고 했다. 매달 특별수당 100여만원은 임기 후 한번에 기부할 뜻도 밝혔다. 매우 특별한 경우다.

세비나 월급 반납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돈이 많다 해도, 대부분 욕심을 내게 된다. 윤석열 정부가 ‘장·차관 월급 10% 반납’을 선언했다. 이후 제대로 지켜졌는지, 반납했다면 어떻게 쓰였는지 공개되지 않아 보여주기식 행정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런 가운데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가 연봉 20%를 반납하기로 해 화제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 대표는 흑자경영 기반 조성을 위해 대대적 조직개편에 나서면서 자신의 연봉 3천600여만원을 삭감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현 정부 출범 후 스스로 연봉을 깎은 첫 공공기관장이다. 킨텍스 임원들도 연봉 일정액을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킨텍스 대표의 월급 반납이, 다른 고연봉 공공기관장까지 확산될지 주목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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