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민, 부친 실형 선고에도 ‘난 떳떳하다’/여행∙맛집 꿈까지… 법원∙청년∙의료계 조롱하나
아무리 어리다지만 심하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씨다. ‘떳떳하다’ ‘의사 자질 충분하다했다’고 했다. 모두 적절하지 않은 말이다. 얼굴을 공개하며 응한 첫번째 인터뷰에서다. 인터뷰를 한 곳은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이다. 하필 조 전 장관에 실형이 선고된 당일에 이뤄졌다. 재판 결과는 모친 정경심 교수에 이어 부친 조 전 장관에까지 실형이 선고됐다. 감정적으로 상당히 불안한 상태일 수 있음은 이해한다. 그렇더라도 도를 넘어 보이는 부분이 많다.
“저는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그래서 결심했다...이제 조국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 공개 인터뷰에 나선 이유도 그래서라고 설명했다. 무슨 소리를 하고 있나. 조국·정경심 부부의 핵심 공소 사실은 조씨의 입시 부정이다. 동양대 총장 표창 위조 등 7개 허위 스팩 만들기가 사건의 핵심이었다. 이 7개 스팩 모두를 법원이 ‘허위’라고 판결했다. 모든 허위스팩은 본인의 진학 자료로 쓰였다. 그게 실형인데 뭐가 떳떳한가.
“(선배의사들로부터) 자질이 충분하다고 들었다.” 본인의 의사 자격에 대해서도 밝힌 대목이다. 궁금하다. 도대체 어떤 의사가 조씨의 의사 자질을 인정했다는 것인가. 그 칭찬 속에 의전원 입시 비리는 평가돼 있는가. 우리가 기억하는 의사들 목소리는 이런 거다. 조씨가 인턴 지원을 하던 2021년에 나온 성명서가 있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가 냈다. ‘입시 비리가 있는데도 의사가 됐다는 사실에 의사들이 황당하다.’ 그러면서 당장 의사 자격을 정지시키라고 했다.
미래 계획을 얘기하는 대목에서 귀를 의심케 된다. 국내 여행도 하고, 맛집도 하고, SNS도 하겠다고 했다. 모두가 하는 평범한 일들을 하도 싶다고 했다. 젊은이다운 꿈으로 봐야 하나. 하필 부친 조 전 장관이 딸 조씨의 입시 비리로 실형을 선고 받은 날이다. 부부 동시 수감이라는 참변은 면했으나 언제든 살아야 할 징역 2년의 짐이 생겼다. 재판 결과를 지켜 본 젊은이들의 좌절도 또 한번 끓어 오른 날이다. 거기에 대고 여행, 맛집을 얘기할 건 아니다.
조씨의 실망스런 인터뷰 발언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에도 김어준씨 방송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다. “고졸이 돼도 시험은 다시 치면 되고, 서른에 의사가 못되면 마흔에 되면 된다.” 입시·취업 지옥에 사는 젊은이들에 대한 오만 가득한 발언이었다. 그 오만함이 이번에도 물씬 풍긴다. “부족하지 않은 저의 환경 자체가 누군가에게 특권으로 비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특권으로 비친 게 아니라 그냥 특권이다. 각종 불법까지 가미된 최악의 특권이다.
어머니 정경심 피고인의 항소심 판결문의 끝 부분이 이랬다. “교육기관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하고 입시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믿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2021년 8월· 서울고법). 이 시대를 사는 한 젊은이가 또래의 수많은 젊은이에게 줄 수 있는 최악의 좌절이라는 법원의 선언이다. 이런 법원의 선언을 ‘나는 떳떳하다’며 희롱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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