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챗GPT가 보여주는 불편한 진실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2023. 2. 7.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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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최근 질문에 답하도록 하는 챗GPT가 메가톤급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억명을 넘기는데 인스타그램이 30개월이 걸리고 가장 주목받는 틱톡이 9개월의 시간을 챗GPT는 단 2개월 만에 해치웠다고 난리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며 일반 엔터나 동영상, 소셜서비스가 아니라 인공지능 서비스임에도 이러한 통계가 나온다는 것은 챗GPT가 나오기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사건임에 틀림없다. 모든 사람이 인공지능을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이러한 인류의 발전적인 상황에 누구는 환호를 하고, 누구는 근심 어린 눈으로 보며, 그 단계를 넘어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근본적으로 이 자체를 막으려고 하는 그룹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서비스된 지도 얼마 안 되는 챗GPT에 관련 분야의 구성원뿐 아니라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기사를 대신 썼다고 하고, 어떤 이는 보고서를, 시험을 통과하기도 하고, 연설문과 자기소개서까지 작성하고, 최근에는 챗GPT를 이용한 출판까지 했다고 이야기하는 저자까지 보고 있다. 이렇게 지식서비스를 비롯한 모든 기존 서비스에 챗GPT가 들어가며 과거보다 더욱 스마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인공지능에 몸 담고 있는 전문가라는 분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동일하다. "그것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다. 여전히 헛소리를 토해내고 있다"고 하거나 "첨단기술을 이용한 표절 시스템이다"라고까지 하며 범법을 자행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한다. 철학 에세이를 3초 만에 썼다고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챗GPT는 인간의 이해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라는 학자도 있다. 모두 인공지능을 연구한다는 분들의 이야기로 일반 기업가나 일반 이용자들의 놀라움과 달리 혹독하다. 그러한데 더 힘을 실어주는 것이 미국의 학교에서는 접속을 차단하고, 유럽연합의 고위층은 "위험을 만들 수 있다"고 규제에 대한 언급까지 했다니 찬성과 반대의 유무를 떠나 이렇게 빠르게 많은 사람에게 반응을 이끌어낸 서비스가 있었을까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세계 최고의 기업인 중 한 사람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챗GPT는 무서울 정도로 훌륭하다. 우리에게 위험할 정도로 강한 인공지능이 멀지 않았다"고 트위터에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사실 많은 인공지능학자는 강력한 인공지능에 대한 어려움과 불가능함에 가까운 언급들을 자주 하기에 인공지능학자들이 보기에 "인공지능을 잘 모르는 이야기다"라든지 심하게는 "무식하다"라고까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분들은 여전히 수학을 계산하게 하고, 최신 소식이나 복잡한 질문을 통해 챗GPT의 약점을 찾아내기 바쁘기 때문이다. 물론 약점을 찾아주면서 챗GPT는 더욱 업그레이드하고 약점을 하나하나 지워나가겠지만 이렇게 누구나가 열광하는 과정 중에 나 자신 또한 어딘지 모르게 불편함을 지울 수는 없다. 그것은 인공지능학자들의 앞선 언급과 같은 맥락으로 깊이의 차이만 있을 뿐 암묵적인 동조를 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어찌 됐든 학자들의 오랜 연구는 일부라도 대체될 것이고,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받는 리포트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며, 하물며 음악을 작곡하고 작사하는 사람들의 존재까지도 위협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챗GPT로 인해 생기는 몇 가지 사례를 넘어 실제 우리 모두가 급작스러운 변화를 맞이할 것이 분명하다. 단순한 변화를 넘어 인류에 혁신적인 특이점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챗GPT를 보면서 처음에는 놀라웠고, 이어 순간적이라도 불편했던 이유가 어느 순간 나 자신이 기득권이며 편안함에 익숙하고, 혁신적 변화보다는 조화로운 균형을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챗GPT가 혁신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일이지만 '편안한가? 그러면 너는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라는 명언에 충실하자면 불편함은 틀림없이 혁신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면에서 챗GPT를 환영한다.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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