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이슈&인물] UAE 스마트팜 수출 쾌거⋯충남 부여 우듬지팜 강성민 대표 ②

이현진 2023. 2. 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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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느덧 국내에도 스마트팜 농가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여러 스마트팜 중 우듬지팜처럼 잘 나가는 스마트팜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가장 큰 차이는 농업에 대한 진정성이에요. 농업을 잘 알고 충분한 연습과 공부가 돼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기술로만 접근하면 스마트팜을 도입하고도 실패할 수 있어요.

저희도 처음부터 잘되지 않았어요. 최신 스마트팜을 도입한 2019년 첫해엔 농사를 망쳤습니다. 네덜란드 시설이 우수하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기후와 환경에는 맞지 않으니까요. 저희는 오랜 기간 농사를 지어온 김호연 창업주의 경험을 기반으로 선진 기술과 재배 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었어요. 수년간 테스트를 거쳐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Q. 그럼 경험이 없는 청년은 도전하기 힘든 분야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니에요. 청년들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스마트팜에 뛰어든 청년들이 다 실패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다만 모르는 게 있을 때 그걸 물어보지 않고 자기 고집으로만 해결하려는 청년들이 많아요. 본인들이 조금 알고 있다고 해도, 현재 기술이 많이 발전돼 있기 때문에 반드시 물어보고 학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잘하는 스마트팜을 찾아가 배우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면, 청년들도 앞선 농가들을 따라잡고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청년들의 참여를 좋게 봅니다. 요즘도 우듬지팜에 견학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청년들에게는 우리의 노하우를 많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듬지팜 유리온실 천장엔 LED 보광등이 설치돼 있어 겨울철 또는 흐린 날 부족한 광량을 보충할 수 있다.

Q. 새로 진입하는 분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단순히 은퇴를 했기 때문에, 또는 다른 것 하다 보니 안돼서 진입하는 분들은 성공할 수가 없죠. 농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결정해야 하는데 섣불리 들어오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본인이 농업에 적성이 있는지 교육도 받아보고 현장 경험도 충분히 해보고 결정해야죠. 데이터만 보고 ‘스마트팜이 돈이 되네?’라는 식으로 접근해서 진입하면 안됩니다.

또 스마트팜을 한다면 2㏊, 6000평 정도의 규모는 돼야 해요. 아무리 못해도 그 절반인 3000평 정도는 돼야 합니다. 그래야 판로를 개척하고 직거래로 유통할 수 있고 최소한의 이익이 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1000평을 가진 농가라면 다른 농가와 합쳐야 합니다. 그래야 시너지가 발생합니다.

Q. 사실 스마트팜 도입을 가장 망설이게 하는 부분은 자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 게 사실이죠. 일반적인 스마트온실은 평당 30만원에서 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우듬지팜은 평당 100만원 정도를 들였고요. 상당히 큰 금액이 들었죠. 그러나 통상적으로 정부 30%, 지방자치단체 20%, 또 별도로 융자 30% 정도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큰돈은 맞지만 자부담 20% 수준으로 스마트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희는 초기 비용 115억원 가운데 90억원은 정부의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아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스마트팜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 사용한 양액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 쓸 수 있는 우듬지팜의 양액 탱크 및 배합·여과 시설.

Q. 스마트팜은 결국 글로벌 시장과 승부하는 영역이라고 봅니다. 국내 스마트팜이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습니까?

솔직히 말해 현재 국내 스마트팜 기술은 글로벌 기준의 80% 수준입니다. 역사가 짧기 때문이죠. 네덜란드가 가장 앞서가고 있고요.

그러나 우리나라만의 강점이 있습니다. 사계절이 있어서 몹시 덥거나 추운 환경에서 재배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는 겁니다. 네덜란드의 기술이 우수한 건 맞지만 가령 극한 지역으로 수출은 잘 안됩니다. 네덜란드의 기후는 1년 내내 온화하니까요. 기술만 수출해서는 현지에서 재배에 성공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어요. 반면 우리나라의 스마트팜은 극한 지역은 물론 열대지방으로도 진출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재배에 성공한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죠.

우듬지팜 유리온실에선 시시각각 변화하는 주변 기후에 대응해 최적의 재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관리한다.

Q. 국내 스마트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최근 우리나라 4곳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했잖아요. 여기서 배우는 사람들이 잘 정착하도록 해야 해요. 그러려면 재배 기술에 대한 데이터가 나와야 합니다. 혁신밸리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한 스마트팜의 데이터를 확산시키는 전략이 필요한 거죠.

그런데 우려되는 것은 이곳에서 교육받은 청년들이 임대형 스마트팜을 운영한다는 점이에요. 이런 곳들은 소규모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거죠. 물론 이런 정책도 필요한 부분이 있겠지만, 임대농을 양산하는 모델만으로는 스마트팜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Q. 스마트팜이 국내 영세농 등 기존 농가를 위협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희도 초기에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너무 많이 생산해서 국내 농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스테비아 토마토를 생산하면서 지금은 저희가 오히려 토마토 소비량 자체를 늘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을 키운 것이지 빼앗은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수출에 좀 더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2021년에는 일본으로 300t 수출하기도 했고요. 스마트팜의 장점이 생산물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더 좋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곳으로 납품하는 등 역할 분담을 잘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성민 대표가 선별장에서 방울토마토에 스테비아를 첨가해 만든 우듬지팜의 대표 상품 ‘토망고’를 들어보이고 있다.

Q. 우듬지팜의 물량이 모자랄 땐 주변 농가의 토마토를 수매한다고 들었습니다.

스테비아 토마토의 인기가 높아서 주변 협력농가의 물량을 사들여 함께 판매할 때가 많습니다. 협력농가 입장에서는 가락시장 등에 수수료를 내지 않고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 측면에서도 좋죠. 그러나 품질 문제로 일반 노지에서 난 토마토는 쓸 수 없어요. 그래서 함께하는 농가 분들은 모두 스마트팜을 도입한 곳들이죠. 다만 전면 스마트팜이 아니더라도 비닐온실에 최소한의 양액 재배시설을 도입한 농가 분들도 계시고요. 모두 합쳐 100여곳 농가가 협력농가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Q. 함께하길 원하는 농가가 있으면 도움을 주시나요?

그렇죠. 실제로 우리를 필요로 하는 열정이 있는 농가들에겐 저희가 일부 자금을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시설 지원도 하고 노하우도 알려주고요. 요즘도 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해서 많이 찾아오고 계세요. 그렇게 오시는 분들에게는 저희가 데이터를 다 주고 있거든요. 우듬지팜의 성공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 농가 분들이 연락하시면 잘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성민 대표는 네덜란드의 프리바·호겐도른·테바렉스처럼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우듬지팜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생산 품목을 토마토에서 엽채류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버터헤드·바타비아 등 유럽형 상추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데 굉장히 서늘한 곳에서 재배해야 합니다. 우리 우듬지팜의 기술로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현재 이에 대한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올해 주식시장에 우듬지팜 상장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저희가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고 또 이번 UAE 경제사절단으로도 선정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앞으로 K-스마트팜이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꿈이 있습니다. 또 농업에 투자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현진 기자, 영상=박동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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