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저온 실리콘 금속에서 새 양자 물질 발견…양자컴 소자 활용

이영애 기자 2023. 2. 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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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스핀구름 응축 현상을 통해 새로운 양자 물질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임현식 동국대 물리반도체과학과 교수팀이 극저온 실리콘 금속에서 스핀구름의 응축 현상을 통해 새로운 양자 물질을 발견하고 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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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구름 응축 현상을 통해 새로운 양자 물질을 발견한 임현식 동국대 물리반도체과학과 교수. 과기정통부 제공.

국내 연구팀이 스핀구름 응축 현상을 통해 새로운 양자 물질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스핀구름은 금속이나 반도체 안에서 불순물들이 스핀을 가질 때 만들어진다. 향후 스핀구름의 상태를 제어해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를 구성하는 소자로도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임현식 동국대 물리반도체과학과 교수팀이 극저온 실리콘 금속에서 스핀구름의 응축 현상을 통해 새로운 양자 물질을 발견하고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2월 7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실리콘 반도체 소재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현상을 확인했다. 실리콘 반도체 안에는 자성을 띠는 불순물이 많이 들어있는데 인(P)을 도핑하면 반도체 특성에서 금속 특성으로 변한다. 임 교수는 6일 열린 브리핑에서 "인을 많이 도핑해 금속 특성을 가지는 실리콘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은 빛이나 헬륨이 극저온에서 같은 에너지 상태를 공유해 양자 물질 상태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질의 상(相) 중 고체, 액체, 기체, 플라스마에 이어 1990년대 발견됐다. 2001년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실증한 과학자들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분야다. 임 교수는 "기체 상태에서 빠르게 움직이던 입자들이 온도가 점차 내려갈수록 응축되며 양자역학적인 특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리콘 반도체 속 자성 불순물들의 농도는 약 1m3당 1경 개(1015개)로 자성 불순물 사이 간격이 약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이하 정도로 밀집돼 있다. 온도가 점점 낮아지면 자기적인 특성을 상쇄시키기 위해 주변 전자들이 반대 방향의 스핀을 가지고 자성 불순물 주위를 에워싸는데 이를 스핀구름이라고 한다.

임 교수는 "금속 안에 있는 자성 불순물들이 전자에 의해 가려지면서 스핀구름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응축 상태가 되면 새로운 양자역학적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며 "금속의 전기전도도와 상태밀도함수를 측정해 이를 관측했다"고 말했다.

스핀구름 현상은 양자역학적인 상태를 의미하는 '양자얽힘'에 의해서만 기술될 수 있는 상태다. 임 교수는 "스핀구름이 따로 떨어져 있을 때는 양자역학적 상태를 나타내지 않지만 가까이 붙어있을 때는 양자얽힘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양자역학적인 소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임 교수가 우연한 계기로 응축 현상을 발견한 뒤 약 7년을 매달려 연구한 성과다. 그는 양자컴퓨터 소자를 연구하던 중 실리콘 금속에서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특이한 신호를 발견했고 연구를 시작했다. 스핀구름에 관한 연구는 극저온에서 측정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어 선행 연구가 극히 적었지만 연구팀은 2015년부터 연구를 지속했다.

임 교수는 "일본 전자제품 기업인 NEC와 이화학연구소(RIKEN)에서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던 당시 실리콘 위에서 성장된 알루미늄 등 다른 물질을 연구하던 중 엉뚱한 실험 결과가 나와 원인을 찾다가 응축 현상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양자특성을 띠는 물질은 향후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임 교수는 "독립적인 상태의 스핀구름을 제어할 수 있다면 향후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 소자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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