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칼럼] 국가 미래 위협하는 민주노총
갑질·폭력시위 등으로 개혁 대상
1980년대 운동권식 세계관 버리고
노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빌헬름 그로나우는 서독 최대 노조인 독일노동조합연맹에서 암약한 대표적인 동독 간첩이다. 1957년 회원수 600만명의 독일노동조합연맹에 침투한 그는 빌리 리히터 의장의 비서이자 통일담당 부서 책임자로 일하며 공작 활동을 벌였다. 서독 기관장의 비서 자리에 첩자를 심는 것은 동독 슈타지(국가안전보위성)의 전형적인 공작 수법이다. 그는 독일노동조합연맹의 동구권 노조 접촉 동향과 주의회 선거 결과에 대한 사회민주당 평가 등 수많은 정보를 입수해 슈타지에 넘겼다. 조합원을 포섭하고 노동조합운동에 개입해 친동독 여론을 조성하는 일에도 탁월한 성과를 냈다.
민주노총 조직국장은 산하 조직인 산별·지역연맹을 총괄하는 실세다. 정확한 사실은 수사와 재판 결과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그가 노조 간부들을 포섭해 조합원 100만여명의 민주노총을 친북·반미 조직으로 개조하려 했을 소지가 충분하다. 그의 활동은 그로나우와 판박이다. 이런데도 남북관계를 해친다며 5년간 수사를 막은 문재인정부 국정원 수뇌부의 행태는 용납하기 어렵다. 민주노총은 “윤석열정부가 무능과 실정을 가리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앞세워 공안 통치를 부활하고 있다”고 반박하지만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간첩 혐의가 구체적이니 법원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한 것 아니겠나.
방첩 당국의 수사는 민주노총의 그간 활동을 보면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해체’, ‘사드 배치 철회’, ‘국가보안법 철폐’. 민주노총 집회와 성명·논평의 단골 메뉴다. 북한의 대남 선전 선동 구호들을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외치고 있는 것이다. 노동 문제와 하등 관계가 없는 이슈에 왜 이리 집착하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 이처럼 민주노총은 본연의 기능인 노동자 권리 신장보다 정치 투쟁에 주력해 왔다. 본말이 전도된 활동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강령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우리는 전 세계 노동자와 연대하여 국제노동운동 역량을 강화하고 인권을 신장하며, 전쟁과 핵무기의 위협에 맞서 항구적인 세계 평화를 실현한다”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노동 단체와 어울리지 않아 “왜 이런 걸?”이라는 의문이 절로 생긴다. 그렇더라도 강령대로라면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국으로 남한을 상대로 핵무기 선제 공격 위협을 하고 세계 평화를 해치는 북한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허나 민주노총은 정반대 행보를 이어간다. 침묵하거나 감싸기 바쁘다.
이런 행태가 조합원 다수의 뜻은 아닐 것이다. 시대착오적인 이념에 경도된 지도부에 의해 노조 운동이 궤도를 이탈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한 줌도 안 되는 지도부가 다수의 노조원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비정상을 두고 봐야 하는가. 게다가 민주노총은 불법 시위와 사업장 점거, 갑질과 폭력 시위를 벌여 노동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국가 경제가 마비되든 말든 불법 파업과 시위를 벌이던 구태를 벗어버리라는 국민의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에 강경 대응하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고 노동 개혁을 연금·교육 개혁보다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점을 직시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이제라도 1980년대 운동권식 세계관을 버리고 노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바란다. 그것이 고립을 피하는 길이다. 지도부가 변화를 거부하면 MZ 세대를 비롯한 노조원들이 나서 강제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국가 경제와 체제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이 설 자리는 더 이상 없을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김환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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