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길이
배가 더 나오고
무릎관절에도 나쁘고
발목이 더 굵어지고 종아리가 미워진다면
얼마나 더 싫을까
나는 얼마나 더 힘들까
내가 사는 동네에는 오르막길이 많네
게다가 지름길은 꼭 오르막이지
마치 내 삶처럼
오르막을 한참 올라야 당도하는 집. 야근을 하거나 술을 한잔 마신 뒤에는 걸음을 멈춰 잠시 쉬어 가야 하는 집. 그런 집에 살 때면 걱정이 많았다. 비가 내리면 내리는 대로 눈이 쌓이면 쌓이는 대로 볕이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이런저런 궁리가 필요했다. 길을 돌보는 것은 곧 나를 돌보는 일. 옹색한 생활을 보듬는 일. 그런 길을 오래 걷다 보면 자연히 길이 내 몸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일까. 세월이 흐를수록 조금씩 길도 배가 나오고 발목이 굵어진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런 길을 걷는 일은 여지없이 고단하겠으나, 그럼에도 있는 그대로 “예쁘다” 긍정하기까지는 또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까. 지금은 다만 힘차게 힘차게 내 몫의 길을 걸어내는 수밖에. 스스로의 삶을 응원하듯이. 문득 안부를 묻고도 싶어진다. 도망치듯 떠나온 한때의 길, 길들은 잘 지내고 있는지. 얼마나 아름다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