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제주 습지 훼손 ‘가속화’…정책은 ‘제자리 걸음’
[KBS 제주] [앵커]
KBS는 최근 각종 개발로 습지가 사라지는 현장을 보도했는데요,
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이경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제주도 습지 보존 실천 계획입니다.
습지보전법에 따라 5년마다 이러한 보전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요.
내용을 살펴보면 습지의 체계적인 조사와 습지 총량제 도입, 제주도 지정 습지보호지역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에 훼손 습지 복원 관리와 인식 증진을 위한 교육 등도 포함돼 있는데요.
과연 이 계획들은 얼마나 실행되고 있을까요?
현재 보호 습지로 지정된 곳은 동백동산과 물영아리오름 등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5곳뿐.
습지보전법에 따라 도지사가 보호 가치가 있는 습지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지만 제주도 지정 보호 습지는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이곳을 제외한 300곳 넘는 습지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며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선비의 지혜가 담긴 전설이 전해지고 주민들의 식수원이자 미나리가 자라던 서귀포시 여의물.
이곳은 여의물 버스정류장입니다.
여의물은 이 일대에 있던 습지인데요.
버스정류장의 이름으로 사용할 만큼 이 지역에는 의미 있는 습지이지만 지금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의해 흔적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관련 법과 조례에 따라 5년 마다 습지 보전 실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이를 실행할 전담 조직도 없습니다.
또, 제주습지센터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진행된 건 없습니다.
[최슬기/제주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 "계획에 따라서만 이행돼도 어느 정도 습지는 지켜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 계획대로 조금 실현될 수 있도록 행정에서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습지 관련 예산은 약 19억 원.
대부분 람사르습지를 관리, 운영하는데 쓰여질 예정입니다.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해 올해 연구 용역 예산이 처음으로 책정됐지만 지난해 편성 과정에서 삭감됐습니다.
[오홍식/제주대학교 교수 : "사라져 버리면 없는 거잖아요. 어떻게 물을 담을 수가 없기 때문에 가장 사람들이 빨리 파괴할 수 있는 것들, 습지 가치가 정말 있다, 보호 가치가 있는 것을 중심으로 해서 도 지정 보호 습지가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습지 훼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보전 정책.
계획에 멈추는 것이 아닌 실행을 위해 속도를 내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이경주입니다.
이경주 기자 (lk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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