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동성애 범죄 아냐”

최서은 기자 2023. 2. 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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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순방 마치고 거듭 비판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5일(현지시간) 동성애나 성소수자(LGBTQ)를 범죄로 규정하는 것은 죄악이자 불의라고 비판하며 그들의 권리를 옹호했다.

BBC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 2개국 방문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돌아오는 길에 영국 성공회 지도자, 스코틀랜드의 개신교 지도자와 함께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애 범죄화를 거듭 비판했다.

교황은 “동성애를 범죄화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아프리카 순방에서 교황이 방문한 남수단에서는 동성애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67개국이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중 11개 국가에서는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사형까지 선고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자도 하나님의 자녀이며 교회에서 환영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느님은 그들을 사랑하시고 그들과 동행하신다”며 “이런 사람을 정죄하는 것은 죄이다. 동성애자들을 범죄화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LGBTQ가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비록 가톨릭 교회가 동성 간 ‘성사혼’(가톨릭 신자 사이의 혼인)을 허용할 수는 없지만, 이들에게 연금·상속·의료 등에서 법적 보호를 제공하는 소위 시민결합법은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교황과 함께 자리한 저스틴 웰비 세계성공회 수장 겸 캔터베리 대주교와 이언 그린실즈 스코틀랜드 교회 총회 의장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웰비 대주교는 “그가 한 모든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LGBTQ 권리 문제는 영국 성공회의 의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총회에서 교황의 말을 인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영국 성공회는 동성 결혼에 대한 축복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단, 동성 커플이 교회에서 결혼할 수는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2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에도 그는 “동성애를 범죄화하는 법률은 부당하다”며 “부모가 동성애자 자녀를 집 밖으로 내쫓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주교들은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인정하기 위해 변화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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